미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 후 정부 예산의 대대적 삭감을 위한 ‘정부효율위원회’ 신설을 검토하고 있으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해당 위원회에 참여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되고 있다.
2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은 집권할 경우 수천여개의 예산 삭감 대상 프로그램을 찾아내고 쓸데없는 규제를 걸러내는 위원회를 구성할 방침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선언한 머스크 CEO가 이 위원회에 참여하는 데 상당한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 CEO는 지난 8월 ‘정부 효율성 부서(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라고 적힌 연단에 자신이 서 있는 이미지를 엑스(X·옛 트위터)에 게시하면서 “나는 기꺼이 봉사하고 싶다”고 썼다. 해당 이미지는 인공지능(AI)이 생성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지난달 25일 공개된 팟캐스트 ‘션라이언쇼’ 인터뷰에서 머스크 CEO를 정부 자문역으로 기용할 수 있다고 밝히며 “그는 일부 ‘지방’(정부내 비효율성)을 제거하는 데 관여하고 싶어한다”고 소개했다.
다만 머스크 CEO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부효율위원회에 참여할 경우 전기차와 우주 산업을 영위하는 기업가의 역할과 정부 자문역 사이에서 이해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테슬라가 이끄는 전기차 산업은 미국 정부의 지원과 규제를 동시에 받고 있으며, 우주 기업인 스페이스X 역시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거액의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견제와 감독을 받으면서 정부와 대규모 거래도 하고 있는 머스크가 해당 위원회에 참여할 경우 자신의 사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정부효율위원회 구성원으로 검토하고 있는 민간 CEO 중에는 배송업체 페덱스 전 CEO인 프레드 스미스, 유통업체인 홈디포 전 CEO 로버트 나르델리 등도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