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2거래일 연속 급락하며 올 들어 최저치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글로벌 수요 약세가 이어지면서 과잉 공급된 원유를 시장이 소화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가격을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3일(현지 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3.21달러(4.36%) 내린 배럴당 70.3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13일 이후 최저치다. 4일 개장 후에는 70달러 선이 깨지며 장중 69.3달러 선까지 후퇴했다. WTI는 직전 거래일인 지난달 30일에도 3.11% 하락하면서 2거래일 연속 큰 폭의 내림세를 이어갔다. 국제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역시 이날 전장 대비 3.77달러(4.86%) 급락해 배럴당 73.7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2월 12일 이후 최저치다.
최근 국제유가는 중국 수요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면서 약세를 보였다. 중동 분쟁과 리비아 원유 수출 중단 등이 공급 우려를 키우며 가격 하방을 지지해왔지만 이날 리비아 문제가 해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낙폭을 키웠다. 리비아는 동·서부로 쪼개진 내정 갈등 끝에 원유 수출권을 쥐고 있는 동부 국가안정정부(GNS)가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엄포를 놓았지만 갈등의 불씨가 된 중앙은행 총재 임명 건에 대해 양측이 합의하기로 하면서 하루 120만 배럴 규모의 원유 수출을 재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동맹국의 연합인 OPEC+가 10월 증산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유가는 더욱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미쓰비시UFJ파이낸셜 그룹의 상품 책임자인 에산 코만은 “리비아 석유 생산량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는데도 투자자들은 중국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에 집중하면서 유가가 힘을 못 쓰고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