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에 대한 한국의 편입이 내년으로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4일(현지 시간) 대니 스와니르푸티 등 골드만삭스 연구원들이 고객에게 보낸 서한에서 “전에 강조한 대로 유로클리어 이용 가능성이 지수 편입의 핵심 요인인데, 이와 관련해 진전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국 정부는 세계국채지수 편입을 위해 6월부터 국제예탁결제기구(ICSD)인 유로클리어·클리어스트림의 국채통합계좌를 개통하는 등 조치에 나섰다. 이는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중시하는 요건이다. 해외투자자들의 환전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외환시장 거래 마감을 오후 3시 30분에서 다음 날 새벽 2시로 연장했으며 외국금융기관(RFI)의 국내 외환시장 직접 참여를 허용했다. 골드만삭스는 이와 관련해 “시장 참여자들의 전반적인 반응은 유로클리어 실제 이용 비율이 상당히 낮다는 것”이라며 “거래 전에 먼저 한국에서 세금 면제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세계국채지수를 관리하는 영국 런던 증권거래소그룹 산하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은 다음 달 8일 미국 금융시장 마감 후에 FTSE 채권시장 국가 분류를 발표할 예정이다. FTSE 러셀은 국채 발행 규모, 국가 신용등급, 시장 접근성 등을 따져 세계국채지수 편입 여부를 연 2회 정기적으로 결정한다.
한국은 2022년 9월 처음으로 세계국채지수 관찰대상국에 올랐고 올해 3월에도 그대로 유지됐다. FTSE 러셀은 투자자 체감도 조사를 바탕으로 주관적으로 평가한 뒤 편입 여부를 결정한다.
앞서 바클리 역시 한국이 내년에 편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국채지수 편입이 결정되면 실제 지수 편입까지 6∼12개월 시차를 두고 최소 500억 달러(약 66조 7000억 원)의 자금이 우리 국채 시장에 유입되며 시중금리와 환율 안정에 버팀목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세계국채지수에는 미국, 영국, 캐나다, 일본 등 주요 24개국 국채가 편입돼 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10개국 가운데 세계국채지수에 편입되지 않은 나라는 한국과 인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