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캠퍼스에서 쓰러진채로 발견됐다가 100m 앞의 이 대학병원 응급실에 가지 못하고 근처 다른 대학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던 여대생이 결국 숨졌다. 의과대학 정원 증원 문제를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의료 인력 부족으로 응급실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는 문제를 보여주는 모습이다.
13일 광주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5일 조선대학교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A(20)씨는 일주일 만인 12일 사망 판정을 받았다.
당시 현장에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는 직선거리로 100m 앞에 있는 조선대학교 응급실이 전화를 받지 않자 차로 5분 거리인 근처의 전남대병원 응급실로 A씨를 이송했다.
당시 조선대 응급실에는 응급 전문의 대신 외과 전문의 2명이 당직 근무를 하고 있다가 긴급 수술과 다른 환자 대응으로 자리를 비워 응급 이송을 위한 전화를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 응급처치를 위한 원격 의료진료 시스템도 제대로 가동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쓰러진채로 발견되기 전날인 지난 4일 대학 동아리 농촌봉사활동에 참여하고 뒤풀이에 참석해 다른 학생들과 학교 근처에서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의 사망에 범죄 연관성은 찾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