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경찰이 김건희 여사에게 디올백을 건내 자신이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는 최재영 목사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3일 경찰이 최 목사를 공직선거법 위반과 명예훼손 혐의로 최 목사를 불구속 입건한 데 이어 오는 24일에는 최 목사에 대한 수사·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수사심위의원회가 열린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 13일 최 목사를 공직선거법 위반과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최 목사는 미국 국적자라 선거운동을 할 수 없지만 지난 4·10 총선에 앞서 선거운동 기간에 특정 후보를 위해 불법 선거 운동을 한 혐의를 받는다. 또 지난 6월 24일 공직선거법 위반과 명예훼손 혐의로 경기남부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을 때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이 의원이 자신을 선거법 위반으로 옭아맨 걸 보면 저의가 굉장히 불순하다"며 이 의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올 2월 양평군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최 목사는 여주·양평 지역구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최재관 전 지역위원장을 위해 불법 선거운동을 하고 3월에는 여주시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김 여사를 언급하면서 이 의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경찰은 두 가지 혐의가 모두 인정된다고 판단하고 최 목사를 지난달 검찰에 송치했다.
최 목사가 검찰에 요청한 자신에 대한 수심위도 이달 24일 대검찰청에서 열린다. 수심위는 김 여사에게 디올백을 건낸 최 목사에 대해 청탁금지법 위반, 주거침입, 위계공무집행 방해, 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수사 계속·중단, 기소·불기소 등을 심의한다.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혐의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이미 지난 6일 이원석 총장이 직권으로 연 수심위에서 김 여사에 대해 청탁금지법 위반 무혐의 의결이 났기 때문이다. 디올백을 받은 김 여사가 무혐의이니 디올백을 준 최 목사 역시 무혐의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24일 최 목사에 대한 수심위 결과를 보고 김 여사와 최 목사에 대한 처분을 내린다는 입장이다. 다만 최 목사만 혐의가 있는 주거침입, 위계공무집행 방해, 명예훼손 등에 대해서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미지수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최 목사 수심위는 김 여사와 최 목사 둘 다 불기소 하든, 최 목사에 대해서만 분리해서 수사를 하든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검찰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