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전공의 빈자리 '외국 의사'로 메운다더니…5년새 21% 늘었다

국내 활동 외국인 면허소지자, 5년새 20.8% 증가

전문의는 26% 늘어…내과·외과·산부인과 비중 높아

20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 경증환자는 진료가 불가하다는 안내 배너가 설치돼 있다. 이날 정부는 추석 연휴 응급의료에서 큰 혼란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재차 강조하며 앞으로도 응급 진료 등에 대한 보상을 계속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20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 경증환자는 진료가 불가하다는 안내 배너가 설치돼 있다. 이날 정부는 추석 연휴 응급의료에서 큰 혼란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재차 강조하며 앞으로도 응급 진료 등에 대한 보상을 계속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국내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의사가 최근 5년새 2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정부가 의대 증원에 반발해 집단 이탈한 전공의의 빈 자리를 채우겠다며 외국 의사 면허자에게 의료서비스 허용을 추진하며 논란이 제기됐던 만큼, 증가 배경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게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국내에서 일하는 외국 의료인 면허소지자는 546명으로 5년 전보다 20.8% 늘었다. 외국인 의사는 2019년 452명, 2020년 472명, 2021년 485명, 2022년 500명, 2023년 521명 등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기준 외국인 전문의는 465명, 일반의는 81명으로 조사됐다. 5년 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일반의가 2.4% 줄었지만 전문의는 26.0% 늘었다. 전문의 수 증가가 전체 외국인 의사 수 증가를 주도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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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 과목별 전문의 수를 살펴보면 내과가 69명으로 가장 많았고 가정의학과 58명, 산부인과 37명, 외과 34명, 정형외과 33명, 소아청소년과 32명 순이었다. 환자 생명과 직결돼 이른바 '필수의료'라 불리는 과목을 중심으로 외국인 의사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응급실 뺑뺑이' 등 최근 의사 인력 부족에 의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응급의학과의 경우 현재 13명의 전문의가 근무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2019년에는 외국인 전문의가 6명에 불과했지만 5년새 2배 넘게 늘어나면서 전체 진료 과목 중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반면 국내에서 인기 과목으로 꼽히는 피부과는 2019년 8명에서 올해 5명으로 줄어 유일하게 전문의 수가 줄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의정 갈등이 한창이던 올해 5월 외국 의사 면허 소지자의 국내 의료행위 허용에 관한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보건의료 위기 경보가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에 이르면 외국에서 의사 면허를 딴 이들도 국내에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것이 골자였다.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빚어진 의료공백 사태가 장기화할 것에 대비해 초강수를 둔 것이다. 당시 언어 문제 등으로 외국 의대를 졸업하거나 면허를 취득한 교포, 한국인 등이 대상이 될 것이란 전망과 함께 의료계의 반발이 컸다. 다만 의료법 시행규칙은 아직 개정되지 않은 상태다.

전 의원은 "충분한 숙의를 거치치 않은 채 성급하게 추진한 복지부의 외국 의사 면허자 도입 추진 계획은 원점 재검토해야 한다"면서 "외국 의사 중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의료 과목 중심으로 외국인 의사가 늘어난 배경이 무엇인지 면밀하게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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