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헤즈볼라, 이란에 "직접 타격" SOS…"적절한 시점 아냐" 거절

美악시오스 당국자 인용해 최근 "공격" 요청

이스라엘과 직접 충돌 시 미국 개입 가능성도

페제시키안, 유엔서 서방과 관계 개선에 주력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제79차 유엔 총회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별도의 만남을 갖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AFP연합뉴스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제79차 유엔 총회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별도의 만남을 갖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레바논의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으로 피해가 커지자 이란에 '이스라엘 타격'을 촉구했지만 사실상 거절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24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서방 당국자의 발언을 인용해 헤즈볼라가 최근 이란에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헤즈볼라는 친이란 세력인 '저항의 축' 중 하나로 이란의 지원으로 유지되는 무장단체다.



다만, 이란은 현재까지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 공격에는 부정적 입장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가자전쟁에 이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면전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이란이 이번 사태에 개입할 경우 중동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대리세력이 아닌 이란이 전쟁에 직접 개입할 경우 이스라엘의 우방 미국이 개입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한다는 점도 이란 입장에선 부담이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지난 22일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과의 통화에서 이란이 이번 사태에 직접 개입할 가능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오스틴 장관이 통화에서 미국은 미군과 국민을 지키기 위한 태세를 유지할 것이며, 갈등 확대를 위한 어떤 역내 행위자도 억제할 것이라는 입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양측 간 전면전 가능성이 커지자 중동 지역에 소규모 병력을 추가로 파견해 이란의 개입을 차단하는 등 사태 진화에 나서고 있다.

복수의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이와 관련해 이란 당국자가 군사 행동을 요구하는 헤즈볼라 측에 뉴욕 유엔총회에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참석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현재는 적절한 시점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게혁 성향인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서방과의 관계 개선으로 인해 경제난 해소와 미국과의 핵 협상 재개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17일 이후 이어진 헤즈볼라에 대한 이스라엘의 맹공에 그는 23일 브리핑에서 "이스라엘은 중동에서 확전을 노리고 있지만, 이란은 그 같은 덫에 걸려들지 않을 것"이라며 확전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다. 이날도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에서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을 언급하며 "우리는 평화를 원하고, 누구와도 전쟁이나 다툼이 벌어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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