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한 공무원이 10년 동안 제대로 된 근무를 하지 않고도 관공서로부터 월급과 보너스를 받아온 사실이 드러나 공분을 사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태국 중부 앙통주 재난예방국에서 근무하던 공무원이 지난 10년간 사실상 출근을 하지 않은 채 야간 클럽에서 가수로 일해온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이 공무원은 밤에 클럽에서 일하느라 피곤해 낮 근무를 지속적으로 빠졌지만, 해고되거나 처벌받지 않고 월급과 보너스를 꼬박꼬박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가끔 시장의 요청으로 사무실에 불려가 징계를 받고 서류에 서명하는 정도로 그쳤는데, 이는 감사를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이 사건은 정부의 부정부패를 고발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왓치독'을 통해 알려졌다. 110만 팔로워를 보유한 이 페이지는 공직자들의 비리를 폭로하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 지방정부는 이 사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해당 공무원에 대한 처벌 여부도 불분명한 상태다.
태국 법에 따르면 부패에 연루된 공무원은 10년의 징역형과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이번 사건은 태국 공공 부문의 만연한 부패 문제를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드러냈다.
국제 투명성기구가 발표한 2023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에서 태국은 100점 만점에 35점을 받아 180개국 중 108위를 기록했다. 또 태국 국민의 88%가 정부 부패를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으며, 공공 서비스 이용자 4명 중 1명은 지난 1년간 뇌물을 제공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