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눈 대신 비만 내려…'알프스산' 스키장 85년 만에 문 닫는 사연

적자 누적에 지방의회 보조금 지원 중단

적설량 감소에 수입 줄면서 수익성 악화

폐쇄가 결정된 프랑스의 '알프 뒤 그랑세르' 스키장 전경. 사진 = 알프 뒤 그랑세르 리조트 홈페이지폐쇄가 결정된 프랑스의 '알프 뒤 그랑세르' 스키장 전경. 사진 = 알프 뒤 그랑세르 리조트 홈페이지




지구 온난화의 여파로 적설량이 줄면서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에 걸쳐 있는 알프스 산맥의 스키장들이 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속속 문을 닫고 있다. 적설량 감소로 스키장 운영이 중단돼 수입이 줄고 인공 눈 생산에 따른 비용 부담도 지며 수익성이 악화된 탓이다.



10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알프스 산맥의 스키 리조트 알프 뒤 그랑 세르는 지난 1939년 개장한지 85년 만인 올 겨울을 끝으로 문을 닫기로 결정됐다. 적자 누적으로 지방의회가 지원해왔던 보조금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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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트가 있는 프랑스 동부 이제르주 마테진 지방의회는 지난 4일 회의를 열어 이 리조트에 대한 보조금 지원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 지역의 마리 노엘 바티스텔(사회당) 하원 의원은 "2017년부터 지역위원회가 이 리조트에 270만 유로(약 40억 원)의 자금을 지원했지만 매 회계연도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리조트 폐업으로 200개의 직간접 일자리와 많은 가족이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며 "가슴 아픈 일이지만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모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 외에 인근 신(Seyne) 지역 주민들도 6일 주민투표를 거쳐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그랑 푸이 리조트의 스키장 운영을 11월1일부로 종료하기로 했다. 해발 1370∼1800m 사이에 있는 이 스키장은 지구 온난화로 눈이 자주 내리지 않으면서 방문객 수가 줄어 연간 수십만 유로의 손실을 보고 있다.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벨기에 루뱅 가톨릭대학의 빙하 전문가인 마리 카빗은 알프스 산맥 일대의 적설량 감소 현상에 대해 "기온이 상승하면 대기 중 수증기가 많아져 더 많은 비가 내린다"며 "눈보다 비가 많이 내리다 보니 기존에 쌓여있던 눈도 더 많이 녹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향후 지구온난화가 더 가속화되면 스키장 운영 중단에 따른 경제적 문제를 넘어 홍수와 식수 부족과 같은 더 큰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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