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은 뛰고 경기 민감재인 구리 관련 상품 가격은 하락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대선이 가까워 올수록 원자재 관련 ETF들의 변동성이 점점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5일까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골드선물(H)’은 2.42%, 삼성자산운용의 ‘KODEX 골드선물(H)’은 2.36%의 수익률을 각각 거뒀다. 두 ETF는 모두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 상장된 금 선물 가격을 바탕으로 산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골드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상품이다. COMEX에 거래되는 금 선물 가격은 이달에만 3.37% 상승했다.
반면 삼성운용의 ‘KODEX 구리선물(H)’ ETF는 같은 기간 6.71% 하락해 대조를 이뤘다. 이 ETF는 S&P 북미 구리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데 COMEX에서 거래되는 구리 선물 가격은 이 기간 4.43% 하락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금과 구리 관련 ETF 수익률이 엇갈린 이유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 상승 추세에서 찾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세우는 관세·감세 정책이 미국 재정적자와 지정학적 긴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금의 안정성이 부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반대로 구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對)중국 관세 공약에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평가됐다. 구리는 금과 달리 다양한 산업에서 쓰는 원자재라 경기 흐름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큰 자원으로 꼽힌다.
황병진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미국 대선을 앞두고 금 투자는 정치·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최고의 수단”이라면서도 “내년 재정적자 우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재점화 등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는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심수빈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미국 대선을 앞두고 두 후보의 지지율이 접전 양상을 이어가고 있어 상품 시장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