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취임 후 임기 반환점을 맞는 가운데 국민 열 명 중 일곱 명이 "잘한 일이 없다"고 답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김건희 여사 관련 문제가 최대 악재로 지목됐다.
4일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윤 대통령 취임 후 가장 잘한 일을 묻는 질문에 74%가 '없다' 또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잘한 일로는 '외교 활동·외교 정책'이 6%로 가장 높았고, '의료개혁' '전반적으로 잘했다' '의대 정원 확대' 등이 각각 2%를 기록했다.
반면 가장 잘못한 일로는 '김건희 여사 문제'가 19%로 1위를 차지했다. '가족·주변인 비리 문제'(2%)까지 포함하면 국민 다섯 명 중 한 명이 김 여사 관련 이슈를 지적한 셈이다.
김 여사에 대한 국민 여론은 더욱 부정적이었다. 대통령 배우자 역할 수행 평가에서 '매우 잘못하고 있다'(62%)와 '잘못하고 있는 편'(22%)이 84%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5월 조사(53.9%) 대비 30.1%포인트 급증한 수치다.
한국갤럽은 "검찰의 김 여사 무혐의 처분과 명태균 녹취록 공개 등으로 국민 불만이 커졌고, 대통령실의 미흡한 해명이 논란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윤 대통령의 핵심 가치인 '공정'에 대한 신뢰도 하락했다. 취임 이전과 비교해 55%가 "불공정해졌다"고 답했으며, "공정해졌다"는 응답은 11%에 그쳤다.
향후 국정 운영 전망도 어둡다. 임기 후반기 직무 수행을 "잘못할 것"이라는 응답이 69%로, "잘할 것"(28%)을 크게 웃돌았다. 이 같은 부정적 전망은 보수 성향이 강한 대구·경북(62%)과 부산·울산·경남(61%)에서도 높게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윤 대통령에게 "국민과 소통하라"(14%), "대통령직을 내려놓아라"(8%), "김건희 여사 문제를 해결하라"(6%) 등을 주문했다.
이번 조사의 응답률은 10.4%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