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한순간 ‘와르르’…우즈와 코르다도 피해가지 못한 ‘파3 홀 잔혹사’

오거스타 12번, 소그래스 17번홀 ‘악명’

안전이 최선…홀인원은 ‘행운의 미스샷’

퍼팅 후 실망스런 모습을 하고 있는 타이거 우즈. 그는 2020년 오거스타내셔널 12번 홀에서 세 차례나 볼을 개울 속으로 보내면서 10타 만에 홀아웃을 했다. Getty Images퍼팅 후 실망스런 모습을 하고 있는 타이거 우즈. 그는 2020년 오거스타내셔널 12번 홀에서 세 차례나 볼을 개울 속으로 보내면서 10타 만에 홀아웃을 했다. Getty Images




파3 홀에 홀인원의 환희와 희열만 있는 건 아니다. 절망과 분노도 언제든 예고 없이 찾아온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도 이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우즈가 2019년 마스터스에서 기적 같은 우승을 할 때 경쟁자였던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 브룩스 켑카(미국) 등은 약속이라도 한 듯 오거스타내셔널의 12번 홀에서 티샷을 물에 빠뜨리며 우승 경쟁에서 탈락했다. 그런데 한 해 뒤인 2020년에는 우즈가 희생자가 됐다. 그린 앞 개울 속으로 세 차례나 볼을 보내면서 10타 만에야 홀아웃을 한 것이다.

오거스타내셔널 12번 홀 희생자가 우즈만은 아니다. 2016년 대회 2연패를 노리던 조던 스피스(미국)는 아마추어들이 흔히 하는 뒤땅 치기 실수를 하며 7타를 친 끝에 역전패를 당했고, 두 차례 그린재킷을 입었던 버바 왓슨(미국)은 2013년 10타를 치면서 우승권에서 밀렸다. 1978년 토미 나카지마(일본)와 1980년 톰 와이스코프(미국)는 12번 홀에서 13타를 쳤다. 13타는 여전히 오거스타내셔널의 한 홀 최다 타수로 남아 있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열리는 소그래스 TPC 17번도 선수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공포의 홀이다. 해마다 평균 40개 안팎의 볼이 빠지는데 2007년에는 93개의 볼이 물로 직행하는 ‘최악의 해’로 기록됐다. 2021년 안병훈은 볼을 네 차례나 물로 보내는 불운을 겪으며 11타 만에 홀아웃을 한 뒤 “17번 홀 티샷은 끔찍했다”고 했다. 2005년 봅 트웨이(미국)는 12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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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리 코르다. 올해에만 6승을 거둔 코르나는 5월 US 여자오픈 첫날 12번 홀에서는 7오버파를 치며 무너졌다. Getty Images넬리 코르다. 올해에만 6승을 거둔 코르나는 5월 US 여자오픈 첫날 12번 홀에서는 7오버파를 치며 무너졌다. Getty Images


김시우는 2021년 페덱스 세인트 주드 인비테이셔널 최종 라운드가 열린 사우스윈드 TPC 11번 홀에서 13타를 쳤다. 김시우는 이름도 생소한 데큐플 보기(decuple bogey·10오버파)로 이 홀 최악의 스코어 기록을 세웠다. 디 오픈 순회 코스인 로열 트룬의 우표 홀(8번) 참사는 7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1950년 디 오픈 당시 독일의 허만 티시스가 이 홀에서 15타 만에 홀아웃한 것이다. 그는 티샷 이후 좌측 벙커에서 5타, 우측 벙커에서 5타, 다시 좌측 벙커에서 3타를 쳤다.

2024시즌 파3 홀 잔혹사의 주인공은 공교롭게도 올해에만 6승을 거두며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는 넬리 코르다(미국)다. 그는 5월 US 여자오픈 첫날 12번 홀에서 벙커와 페널티 구역을 전전한 끝에 기준타수보다 7타를 더 치는 셉튜플 보기를 적어냈다. 코르다는 플레이 도중 머리를 감싼 채 주저앉아 괴로워하기도 했다.

파3 홀에서는 안전이 최선이다. 홀인원은 ‘행운의 미스 샷’이자 골프의 신(神)이 어쩌다 내려주는 선물이다.

[서울경제 골프먼슬리]


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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