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문화체육관광부 예산을 심의한 1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청와대 리모델링 관련해서 여야가 충돌했다. 단순히 여야 대립이나 예산의 적정성 관련이 아니라 차기 정권의 운명과도 관련돼 있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유인촌 문체부 장관에게 청와대 리모델링 관련 예산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데 대해 질의하며 “청와대(리모델링)에 큰 돈 안 썼으면 한다. (야당으로) 정권이 바뀌면 다시 (청와대에) 들어갈 지도 모르는 데 다음 정권이 대통령 집무공간으로 다시 사용하겠다고 하면 어쩌려고 그러나. 지금 문체부는 원형 보존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5년도 문화체육관광부 예산 사업 자료에 따르면 문체부는 내년도 청와대 예산에 417억 원을 배정했다. 청와대를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리모델링 사업으로만 113억 원을 책정했다. 내년 예산은 올해보다 117억 원이 늘어난 규모다.
민 의원은 이어 “(현 정부의 임기가) 얼마 안 남았다. 정권이 바뀔 것이 거의 확실하다”며 재차 강조를 했다. 이에 대해 유인촌 장관은 “(관람객 편의를 위해서 시설을) 지금처럼 그냥 둘 수 없다. 리모델링 자체는 크게 변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고 대답을 했다.
‘정권 교체 임박’ 주장에 이번에는 여당에서 발끈 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정권이 안 바뀔 확률이 거의 확실하니까 (문체부는 리모델링을) 그대로 해 달라. 앞서 이전 논란은 있었지만 청와대를 국민들에게 소중한 공간으로 되돌려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외국의 유사한 사례를 보면 굉장히 좋은 문화공간이자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유 장관에게 “정권이 바뀔 것 같아서 (청와대 시설을) 방치하자 그런 의미는 아니죠”라고 질의한 데 대해 유 장관은 “그렇다. 그런 의미는 아니다”고 대답했다.
이에 다시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지율을 보면 정권이 바뀔 가능성이 아주 높다. 장관님 입장에서는 내 임기 동안에만 하고 넘어갈 수 있지만 (문체부에) 남은 사람은 새로운 정권에 대응해야 않겠나”고 반문했다.
한편 앞서 8월 26일 국회 문체위 전체회의에서 유인촌 ‘청와대(리모델링)에 돈 많이 쓰지 말라. 다음 대통령이 (시설을) 복구해서 다시 들어간다고 하면 어떡하려고 그렇게 하나’는 민형배 의원 주장에 “글쎄요, 다시 들어 갈 수 있을까요?”라며 다음 대통령의 재사용 가능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