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인프라 부문 자회사인 네이버클라우드가 개발한 자체 웹브라우저 ‘웨일’의 글로벌 진출이 내년으로 미뤄졌다. 해외 시장에서 굳건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글로벌 빅테크들이 인공지능(AI)으로 중무장한 검색 서비스를 내놓고 있는 가운데 후발주자인 웨일의 경쟁력과 완성도를 더욱 끌어올린 뒤 출시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13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연내 해외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던 웨일의 글로벌 출시를 내년으로 잠정 연기했다. 현재 기술 개발은 상당 부분 완료됐지만 마케팅 고도화를 통해 해외 현지에 보다 적합한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한 점검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네이버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다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으로 웨일에 로그인하는 방안 등도 검토하고 있다. 보다 친근한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해 글로벌 이용자에게 낯선 서비스인 웨일에 대한 문턱을 낮추겠다는 의지다.
글로벌 웹브라우저 시장에서 구글이 압도적인 격차로 선두를 달리고 있어 도전자인 네이버 입장에서는 경쟁을 뚫고 입지를 확보하기 위한 확실한 카드가 필요한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 달 기준 전 세계 웹브라우저 점유율은 구글이 66.68%로 1위를 기록했으며 애플 사파리(18.07%), 마이크로소프트(MS) 엣지(5.25%) 등 빅테크들이 장악하고 있다. 웨일은 국내 웹브라우저 시장에서는 점유율 9.75%를 기록하며 MS 엣지(7.56%)를 앞지르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들은 검색 서비스에 AI를 접목해 기존 시장 지위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구글은 연내 AI 에이전트(비서)인 ‘자비스’를 공개할 것으로 관측된다. AI가 인간 대신 제품을 구입하거나 항공권을 예매할 수 있도록 웹 기반 서비스를 도와주는 식이다. MS도 올해 엣지 모바일에 코파일럿 AI 기능을 추가한 것에 이어 순차적으로 검색 서비스에 AI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는 웨일로 해외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는 한편 국내에서는 생성형 AI를 통해 검색 시장 장악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내년에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인 ‘큐:(Cue:)’의 모바일 버전을 선보일 계획이다. 당초 올해 3분기 중 출시 예정이었으나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미뤘다. 또 현재 통합 검색 기능에 AI와 개인화 추천 기술을 결합한 ‘AI 브리핑’도 내년 상반기 중 공개한다. 아울러 단순 검색 결과를 노출하는 것에서 나아가 사용자가 궁금해할 질문을 능동적으로 생성하는 ‘유저 인사이트’,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깊이 있게 발전시켜 사실확인(팩트체크)까지 연결하는 ‘오토 브라우징’과 같은 AI 검색 기능도 선보일 예정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최근 열린 통합 콘퍼런스 ‘단(DAN) 24’에서 “정답만을 제공해 출처로 연결을 제한하는 방식보다 다양한 출처를 한 화면에서 제공하는 특징을 갖는 네이버의 통합검색 속에 AI 기술을 녹임으로써 더 많은 콘텐츠가 트래픽을 받을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