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5개월 만에 5만 원 밑으로 추락한 삼성전자(005930)가 7% 이상 급등하면서 6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다만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우려, 반도체 업황 악화 등 여러 악재가 산재해 전문가들도 저가 매수에 따른 반등을 기점으로 상승세가 지속될지 예단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3600원(7.21%) 오른 5만 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021년 1월 8일(7.12%) 이후 최대 상승률이다. 장중에는 8.62%까지 치솟았다. 삼성전자가 반등에 성공하면서 1% 이상 하락해 2300 선까지 추락하던 코스피지수는 2400 선을 지켜냈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SK하이닉스(000660)(3.01%), 원익홀딩스(030530)(13.76%), 테크윙(089030)(8.22%) 등이 상승하면서 반도체 업종(5.61%)이 전반적으로 강세였다.
이날 외국인은 13거래일 만에 삼성전자를 대거 사들였다. 외국인은 지난달 30일부터 전날까지 12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면서 3조 1690억 원을 던졌는데 이날에는 1388억 원어치를 쓸어 담았다. 기관도 532억 원을 순매수하면서 삼성전자의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전문가들은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를 밑돌 만큼 빠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추진할 수입산 칩에 대한 관세 부과, 대중 견제에 따른 수출 저하, 중국 메모리 업체의 급성장에 따른 레거시 메모리 시장 지배력 약화 등이 최근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센터장은 “삼성전자의 PBR이 0.8배까지 떨어졌기 때문에 추가적인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반등의 지속 가능성이다. 결국 레거시 메모리 업황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와 엔비디아향 HBM 공급 확대 등이 이뤄져야 추세적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0일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성장성을 확인할 수 있다면 반도체 업황·실적 우려 완화의 계기는 될 수 있다”며 “삼성전자가 HBM 공급 시작을 내비친 것에 대해 고객사인 엔비디아가 공급 다변화에 대한 코멘트를 해준다면 (삼성전자에) 천군만마일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