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스마트폰용 프로세서 판매 업체인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이 2029 회계연도까지 자동차용 칩 등 다른 영역으로 진출해 연간 30조 원의 추가 연 매출을 올리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19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퀄컴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투자자 행사를 통해 5년 뒤 자동차용 칩에서 80억 달러(약 11조 1000억 원), 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 140억 달러(약 19조 5000억 원) 등 연 220억 달러(약 30조 6000억여 원) 규모의 추가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인텔이 오랫동안 장악하고 있던 개인용 컴퓨터(PC) 프로세서와 산업 기기 분야에서 각각 40억 달러, 확장현실(XR) 분야에서 20억 달러 등의 매출 달성을 목표하고 있다.
퀄컴은 2021년 크리스티아노 아몬 최고경영자(CEO)의 취임 이래 스마트폰 이외의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미 PC용 칩 시장에 진출해 지난 여름 제품을 출시했고 미 자동차 기업인 제너럴모터스(GM)에 차량 계기판 주행 보조 시스템용 칩을 공급하기로 계약했다. 삼성·구글과 손잡고 스마트 안경 등을 개발 중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퀄컴은 특히 최대 고객 중 하나인 애플이 2027년까지 퀄컴의 프로세서를 대체할 자체 칩 출시를 목표하고 있기에 사업 다각화에 대한 압박이 커진 상황이다. 아몬 CEO는 2030년까지 총 9000억 달러의 시장 기회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으며 “연간 매출 증가분은 현재 애플과의 사업 규모를 한참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앞서 퀄컴은 2024년 회계연도까지 IoT 분야에서 90억 달러(약 12조 5000억 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밝혔으나 실제 거둔 수익은 54억 달러(약 7조 5000억 원)에 그쳤다. 또 이날 퀄컴의 공격적인 매출 전망에도 시장 반응은 미지근해 주가는 큰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퀄컴 주가는 올해 13.7% 올라 나스닥 상승률인 26%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한편 퀄컴 측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트럼프 당선인의 대중국 60% 관세 공약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