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이 2030년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톱 3 제조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전기차 지원에 부정적 입장을 유지하고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전동화 전환을 지속해 경쟁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무뇨스 사장은 20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골드스타인 하우스에서 열린 ‘아이오닉9 월드 프리미어’ 행사에 참석해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이오닉9과 새로운 도약을 시작하려 한다”며 “한국 울산 전기차 공장과 함께 2030년까지 연간 200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15일 현대차그룹 첫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된 무뇨스 사장은 이날 승진 이후 첫 공식 행사에 등장해 아이오닉9을 소개하면서 전기차 시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우려 속에서도 기존에 제시한 2030년 전기차 판매 목표량(200만 대)을 수정하지 않았다. 연간 글로벌 판매 목표(제네시스 포함) 555만 대 중 36% 비중을 전기차로 채운다는 계획이다.
그는 “현대차는 자동차 산업에서 놀라운 성과를 냈고 전동화 리더십을 공고히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저도 (아이오닉9을) 여러 번 시승해 봤지만 정말 최고의 차라고 자신 있게 말씀 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내년부터 CEO 임기를 시작하는 무뇨스 사장은 트럼프발(發)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근거한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검토하는 등 정책 변화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126억 달러(약 18조 원)를 투입한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건설을 마무리하고 지난달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내년부터 이곳에서 현대차 최초 대형 전기 SUV인 아이오닉9을 생산하고 최대 7500달러의 구매 보조금을 받아 수요를 견인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이 공언한 대로 전기차 보조금 지원이 폐지될 경우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
무뇨스 사장은 HMGMA의 하이브리드차 혼류 생산 등 대응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선호도 높은 하이브리드차 생산 비중을 높여 늘어나는 시장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다. HMGMA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여러 차종을 한 개 라인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전기차 모델과 하이브리드차 모델을 21개, 14개로 각각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