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우루과이 5년만의 정권교체-중도좌파 오르시 대선 승리

"투자유치" 親기업 성향 모던좌파

중남미서 거센 '핑크 타이드' 합류

'대립·긴장' 타국가와 대조적 모습

24일(현지 시간) 치러진 남미 우루과이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중도 좌파 ‘광역전선’(FA) 소속의 야만두 오르시가 지지자들에게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24일(현지 시간) 치러진 남미 우루과이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중도 좌파 ‘광역전선’(FA) 소속의 야만두 오르시가 지지자들에게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우루과이 대선에서 중도 좌파 정당 후보가 승리하며 5년 만에 정권 교체가 이뤄졌다. 중남미 국가에 부는 ‘핑크 타이드(좌파 정부 출범 흐름)’는 더욱 거세지는 양상이다.

우루과이 선거법원은 24일(현지 시간) 치러진 우루과이 대선(개표율 99.97% 기준)에서 중도 좌파 ‘광역전선(FA)’의 야만두 오르시 후보가 49.84%를 득표해 45.87%의 중도 우파 국민당 소속 알바로 델가도 후보를 제치고 승리했다고 밝혔다. 오르시 당선인은 이날 승리 연설에서 “제게 투표하지 않은 유권자들 역시 소중한 민주주의 구성원”이라며 “모두를 포용해 누구도 뒤처지지 않는 통합된 사회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청빈한 지도자로 잘 알려진 같은 당의 호세 무히카(89) 전 대통령에 대한 존경심을 여러 차례 드러냈던 오르시 당선인은 특히 “정치의 본질은 합의”라며 중도 우파 측 인사까지 내각에 중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르시는 ‘모던 좌파’를 표방하며 기업 친화적 정책과 복지 확대를 동시에 추구할 것을 공약했다. 기업 투자를 제약하는 증세는 피하고 대신 투자 유치와 성장 촉진, 근로자 기술 향상에 집중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우루과이의 사회문제로 대두된 치안 강화를 내걸었다. 이번 대선으로 우루과이는 중남미에서 부는 좌파 흐름, 일명 ‘핑크 타이드’에 합류하게 됐다. 2021년 페루를 시작으로 2022년 칠레·콜롬비아·브라질이 차례로 좌파 정부를 선택했다. 다만 우루과이의 정권 교체는 이웃 국가들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아르헨티나·브라질·멕시코 등에서 나타난 극심한 좌우 대립과 달리 우루과이는 보수와 진보 연합 간 정책적 중복이 상당하고 정치적 긴장도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이번 선거에서도 두 후보 모두 온건한 정책 기조를 보였다. ‘중남미에서 가장 안정된 민주주의 국가’라는 평가를 반영하듯 이번 선거에서 패배한 델가도 후보와 다른 진영의 루이스 라카예 포우 현 대통령도 즉시 오르시의 승리를 인정하고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새 정부는 내년 3월 1일 출범한다.

관련기사



한편 우루과이는 브라질·아르헨티나와 국경을 맞댄 강소국이다. 휴전선 이남 한국보다 1.7배가량(17만 6000㎢) 큰 면적의 국토에 340만여 명이 살고 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라틴아메리카 최고 수준이며 정부 청렴도나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 수준 등 지표 역시 남미에서 모범적인 수치를 보이고 있다.

정치는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의 국민당(일명 ‘백당’)과 도시 중산층을 지지 기반으로 한 자유주의 정당인 콜로라도당(홍당)의 양당 체제였다. 그러나 2004년 중도 좌파 연합인 FA가 타바레 바스케스(1940~2020) 전 대통령을 내세워 최초로 집권하면서 오랜 양당 체제가 무너졌다. 이후 무히카 전 대통령과 바스케스 전 대통령을 통해 15년간 여당 자리를 지키다가 2019년 대선에서 패해 백당의 라카예 포우 현 대통령에게 정권을 내줬다.


송주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