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인근 곳곳에서 여전히 지난밤 6시간 동안 내려졌다가 해제된 비상 계엄령의 여파로 윤 대통령의 체포·탄핵 등을 주장하는 집회가 진행되고 교통 통제도 지속되고 있다.
이날 오전 8시 30분께 국회의사당 정문 앞은 “윤석열을 체포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는 촛불행동·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태극기 부대 등 각종 시민 단체 회원들과 인도를 둘러싸고 길게 늘어선 경찰들로 혼란한 모습이었다. 일반 시민은 물론 기자도 국회 출입이 통제됐으며 경찰 측은 입구를 막은 채 출입증을 패용한 국회 직원만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국회 건너편에서도 한 시민 단체가 시위 트럭을 세워둔 채 확성기로 “윤석열을 즉각 탄핵하라” 등의 구호를 지속적으로 외치고 개인 유튜버들이 이를 실시간 중계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밤 계엄선포 이후 시민들이 대거 모여들었던 국회 앞에는 계엄이 해제된 뒤에도 수십 명 이상이 집에 가지 않고 차도 위까지 점거한 채 이번 계엄 사태를 규탄했다. 이에 따라 한때 국회의사당역↔국회 앞 지하차도 북단 양방향 도로가 전면 통제됐다. 다만 경찰은 오전 7시부터 출근길 교통 소통을 이유로 시위대를 국회 앞 및 국회 맞은편 도로 등으로 밀어냈다.
이에 따라 국회 앞 도로에서 차량 운행은 재개됐으나 일부 횡단보도가 여전히 바리케이드로 막히며 보행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날 오전 8시 15분께 국회의사당역에서 나와 출근하려던 한 국회 직원은 ‘대신 지하도를 이용하라’고 안내하는 경찰에게 “통행권을 침해하면 어떡하냐, 왜 길을 건너지 못하게 하냐”며 화를 내기도 했다.
서울시 교통정보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국회대로와 의사당대로를 비롯한 여의도 국회의사당 일대에서 교통 통제가 유동적으로 이뤄질 방침이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국회의사당역 지하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주최로 ‘반헌법 장애인권리약탈자 윤석열 즉각 탄핵결의대회’도 열렸다. 전장연 측 150여명은 역 지하 1층 대합실에 집결해 ‘국회는 즉각 장애인권리 약탈자인 윤석열을 탄핵하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격동의 밤’ 직후 국회 근처에서 잇달아 탄핵 농성이 벌어지며 내부 분위기는 어수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A씨는 서울경제신문에 “어젯밤 12시께 국회 출입 시 직원들은 출입증을 꼭 지참하라는 공지가 왔다”면서 “방문 예정이었던 외부인의 출입 협조도 어려워져서 업무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논의도 진행 중”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지난밤 국회 앞에서 시민과 군·경찰의 대치가 밤새 벌어졌지만, 별도의 입건자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현재까지 계엄선포와 관련한 입건은 없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