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선포 당시 일부 경찰관이 소총으로 무장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투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6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과천경찰서는 비상계엄 선포와 함께 계엄군이 선관위로 출동한 이후인 지난 3일 오후 11시 48분부터 과천 중앙선관위 청사에 경찰관을 투입했다.
경찰은 초동대응팀 4명을 포함해 서장 및 총 13명을 현장에 투입했다. 이어 다목적 기동대 1개 제대, 7기동대 등 100여명이 도착하면서 모두 110여명이 배치됐다.
당시 과천경찰서 초동대응팀 소속 경찰관들은 K-1 소총을 소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소총에 삽탄(실탄을 넣은 탄알집을 소총에 꽂은 상태)을 하지는 않았으나, 별도로 실탄 300발을 담은 탄통도 준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과천 중앙선관위 청사 외에 경기남부지역의 또 다른 선관위 시설인 수원 선거연수원에도 경찰이 배치됐지만, 이곳의 경찰관들은 소총을 챙겨나가지는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수원서부경찰서는 같은 날 오후 11시 25분 서장 등 10여명의 경찰관을 시작으로, 총 43명을 수원 선거연수원에 투입했다. 이어 2기동대 60여명이 추가로 도착하면서 모두 100여명이 배치됐다.
이 중 소총을 소지한 경찰관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조지호 경찰청장은 계엄 선포 후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으로부터 "우리가 선관위 쪽에 갈 예정"이라는 전화를 받고 선관위에 경찰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조 청장은 같은 날 오후 10시 41분 김준영 경기남부경찰청장에게 전화해 "우발 사태를 대비하는 게 맞겠다"고 지시했다.
이에 김 청장은 도경 경비과장에게 관내 선관위 시설인 과천 중앙선관위 청사와 수원 선거연수원 등 2곳에 대한 안전조치 및 우발대비를 지시했다.
도경 경비과장은 관할 경찰서에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우발상황에 대비하라는 내용의 지시 사항을 전달했다.
특정 무기류나 장구류를 준비하라는 내용의 지시는 하지 않았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