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마이크론도 낸드 감산… "반도체 내년은 더 춥다" [biz-플러스]

①美 마이크론 "낸드 감산중… 내년 전망도 기대치 ↓"

②상장성공 日 키옥시아 "생산 설비 증설"

③中 첨단 D램 양산… "한국 나와라"

AI달리로 생성AI달리로 생성




최근 메모리 시장에서 ‘퍼펙트 스톰’이 몰아닥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같은 고부가 제품은 “생산이 안돼서 못판다”는 비명이 나올 정도이지만 이같은 고부가 메모리를 제외하면 비상 신호가 잇달아 감지되고 있어서입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위기 징후를 살펴보겠습니다.



①마이크론 “내년은 더 춥다”

우선 18일(현지시간) 2025회계연도 1분기(9~11월) 실적을 공개한 마이크론의 성적표부터 들여다보겠습니다. 일단 당분기 실적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1분기 매출 87억1000만달러, 주당 순이익 1.79 달러로 시장 전망치를 대체로 웃돌았습니다.

문제는 2분기(12~2월) 실적입니다. 이 기간 마이크론은 매출 79억 달러, 주당 순이익은 1.53달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매출 90억 달러, 주당순이익 1.92달러)를 각각 12%, 26%씩 밑돈 수치입니다. 마이크론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시간 외 거래에서 14% 가량 급락했습니다.

특히 낸드 분야에서 우울한 전망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HBM과 함께 메모리 시장을 이끌었던 선단 제품인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마저 수요 둔화세가 일어나고 있다는 게 마이크론의 진단입니다. eSSD 수요 둔화는 단기적 이슈라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다양한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시장 상황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게 반도체 업계의 전망입니다. 마이크론은 낸드 분야에서 웨이퍼 투입량을 10% 중반 줄이는 감산을 실시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습니다. 이재혁 한국공학한림원 반도체특위 위원장은 18일 ‘한국 반도체의 미래’를 주제로 한 기조강연에서 “낸드는 이미 반도체 업체들 사이에 기술 격차가 거의 사라졌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키옥시아 경영진이 도쿄증권거래소에서 거래 첫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EPA연합뉴스키옥시아 경영진이 도쿄증권거래소에서 거래 첫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②일본 키옥시아도 낸드 전쟁 가세



이런 가운데 세계 3위 낸드 기업인 일본 키옥시아홀딩스가 “판을 키우겠다”며 참전을 선언했습니다. 18일 우여곡절 끝에 일본 증시 상장에 성공하면서인데요. 키옥시아는 이번 상장을 통해 마련한 자금을 생산시설 증설과 차세대 제품을 개발하는 데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관련기사



가뜩이나 이익 내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일본까지 일종의 ‘치킨게임’을 선언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게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 낸드와 같은 범용 메모리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공급이 늘어나면 시장 1·2위인 양사가 모두 직접적인 영향권에 놓이기 때문입니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래도 낸드 분야에서는 아직 삼성이 주도적 생산 우위를 가지고 있는데 추가 감산에 나서 선단 제품 중심으로 시장을 재편할지, 아니면 끝장 경쟁에 나설지가 관심”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최근 주가 방어를 위해 10조 원 규모 추가 자사주 소각 프로그램을 발표한 삼성에게 더 이상 예전같은 치킨게임 체력전이 남아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키옥시아 지분 약 14%를 간접 보유하고 있는 SK하이닉스가 이 회사 지분을 매각할지, 매각한다면 어떻게 활용할지도 관심사입니다.

킹뱅크 캡쳐킹뱅크 캡쳐


③중국 “나도 첨단 D램 생산”

한가지 우울한 소식은 더 있습니다. 중국의 메모리 업체들이 첨단 D램인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양산에 성공했다는 소식인데요.

18일 중국 정보통신매체 IT홈 등에 따르면 중국의 킹뱅크와 글로웨이 두 업체는 전날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해 32G 용량의 DDR5 D램을 내놨습니다.

16G 용량 2개가 한 세트인 이 제품의 예약 구매 가격은 499위안(약 9만8000원)입니다. 두 제조사 모두 공급업체와 제작 공정 등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상품 설명에 '국산DDR5칩'이라고 기재했는데요. 업계에서는 CXMT 제품이 여기에 탑재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중국 현지 매체들은 “중국에서 DDR5 메모리가 출시된 것은 단순히 기술적인 돌파구를 마련한 것을 넘어 중국 기술의 핵심 경쟁력이 또 한 번 향상됐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DDR5 메모리는 그 자체로 선단 제품군이기도 하지만 이 메모리를 쌓으면 HBM이 되기 때문에 첨단 메모리 시장에서도 중국의 추격이 본격화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중국의 DDR5는 삼성이나 SK하이닉스의 제품과 비교하면 여전히 기술격차 3년 이상 나고 있다는 게 국내 반도체 업계의 진단입니다만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기술 격차를 단숨에 따라잡을 수도 있다는 게 시장의 우려입니다.



서일범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