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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 반도체 전쟁, 전략적 ‘기업외교’도 필요하다

■K-반도체 초격차전략 (이병철 지음, 더봄 펴냄)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기정학(技政學), 반도체 그리고 중국. 이들을 정확히 아는 것이 신간 ‘K-반도체 초격자전략’의 저자인 이병철 전 삼성전자 부사장이 제시하는 우리 기업의 필승 전략이다. 저자는 2005년부터 2020년까지 15년 동안 삼성그룹 중국본사에서 주재원으로 일하며 체득한 실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 정세, 산업 정책, 기술 혁신, 기업 경영을 결합한 입체적 분석을 제공한다.



기정학은 첨단 기술이 국제 정치를 좌우한다는 의미다. 과거 관심을 모았던 지정학이나 지경학에서 기술에 더 관심을 두는 용어다. 첨단 기술이 없으면 기업이나 국가가 생존할 수 없다는 뜻이다. 저자가 말하는 첨단 기술은 반도체다. 최근 거세지고 있는 미중 간의 패권 경쟁은 본질적으로 반도체 전쟁이다. 인공지능(AI), 로봇, 우주, 핵심 무기 체계 모두 반도체 위에서 작동한다. 누가 반도체 공급망을 장악하느냐가 곧 세계 패권의 향방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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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제 정세나 기업 활동이 요동치는 이유는 결국 중국의 부상 때문이다. 미국이 지난 100여 년 간의 ‘상수’였다면 이제는 중국이 ‘변수’가 되고 있다. 중국을 이해하지 못하면 미중 경쟁을 이해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오늘날 우리 사회의 중국 홀대는 상당히 우려된다는 것이 저자의 지적이다. 중국에서 근무하려는 공무원이나 기업인이 줄어들고 중국 연구도 축소되는 실정이다.



저자는 우리 기업들이 ‘기술 초격차’와 ‘기업 외교’를 결합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본다. 기술 초격차는 삼성의 트레이드마크이니 당연하고 이에 더해 저자는 기업 외교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기업 외교는 단기적 로비나 대정부 업무가 아니다. 공급망 위기에 대비해 투자 지역을 조정하고 현지 정부·사회와의 관계를 구축하며 글로벌 규범·표준·사회적책임(CSR)까지 관리하는 장기적 생존 전략이다.

책에는 저자가 중국에서 활동하던 시기 진행된 삼성의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투자 막전막후가 흥미롭게 전개된다. 중국 화웨이의 늑대 문화, 미국 GE·하니웰, 한국 오리온의 성공 등 직접 체득한 사례 분석도 담았다. 2만 5000원.


최수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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