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로 미군이 베네수엘라를 기습 공격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한 것을 두고 중국과 러시아 등 반미 국가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이 남미에서 영향력을 확대해온 중국을 향한 경고라는 해석과 함께 이를 계기로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미국이 3일(현지 시간) 베네수엘라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자 중국 외교부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중국은 미국이 주권 국가에 무력을 사용하고 한 국가의 대통령을 공격한 것에 깊은 충격을 받았으며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특히 마두로 대통령이 체포되기 전날 중국이 추샤오치 중남미·카리브해 특사를 보내 베네수엘라와의 양국 관계를 점검한 만큼 체포 작전이 벌어진 시점이 중국을 직접적으로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해석하며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중국은 미국의 앞마당으로 불리는 중남미 국가에 인프라 투자, 원조와 차관 등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며 미국의 심기를 건드려왔다. 이 중에서도 베네수엘라는 최대 채권국 중국에 약 100억 달러(약 14조 4600억 원)의 부채가 있는데 석유 수출로 이를 해결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수입하는 원유에서 베네수엘라가 차지하는 비중 자체가 많지 않지만 미국이 베네수엘라 안정을 빌미로 석유 수출을 통제하고 대중(對中) 차관 상환에 개입한다면 미중 양국의 갈등은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미국의 이번 공습이 중국의 대만 침공에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는 분석도 주목된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의 이번 군사 작전으로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국제적 ‘분쟁 억제 규범’이 취약해질 수 있다며 “공격적 군사개입이 용인된다면 대만 등 다른 곳에서도 그러한 개입이 더욱 쉽게 가능해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베네수엘라의 우방인 러시아 외무부도 강하게 규탄하며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깊은 우려와 비난을 받을 만하다”며 “이념적 적대감이 사업적 실용주의뿐 아니라 신뢰와 예측 가능성에 기반한 관계 구축 의지를 압도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지도부에 입장을 재고해 주권 국가에서 합법적으로 선출된 대통령과 부인을 석방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현재 러시아에 체류 중이라는 로이터통신의 보도는 부인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리아노보스티 인터뷰에서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은 모든 국가가 최대한으로 군대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며 “가장 믿을 수 있는 보호 장치는 핵무기”라고 주장했다.
이란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도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을 비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 외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군사 공격은 국가 주권, 영토 보전에 대한 명백한 침해”라며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성명에서 이번 공격과 마두로 대통령 체포로 미국의 제국주의 목표와 불공정한 정책이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