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반부패재단(FBK)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크림반도 흑해 연안에 ‘약 1조원’ 짜리 초호화 비밀 궁전을 보유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냉동치료 시설과 개인 의료센터까지 갖춘 이 궁전은 ‘권력 장기화와 노화 집착이 결합된 상징’이라는 평가와 함께 다시 한번 푸틴의 사치 논란을 불러왔다.
최근 영국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반부패재단(FBK)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흑해를 내려다보는 절벽 위 별장이 9000만 파운드(약 1740억원) 이상을 들여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거친 뒤 푸틴 대통령에게 제공됐다고 주장했다. 이 별장에는 헬기 착륙장과 전용 부두, 인공 해변은 물론 영하 110도의 냉동치료(크라이오테라피) 시설, 종합병원급 수술실, 개인 의료센터가 갖춰졌다는 설명이다.
FBK는 특히 냉동치료 시설에 주목했다. 재단 관계자는 “주거 공간에 이런 장치를 상시 설치해 사용하는 인물은 푸틴뿐”이라며 노화 방지 치료 가능성을 제기했다. 침실로 추정되는 공간만 약 241㎡(73평)에 달하고, 욕실에는 금도금 자쿠지와 난간이 설치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폭로는 과거 공개된 ‘푸틴 궁전’ 논란과도 맞닿아 있다. FBK 측은 2021년에도 러시아 흑해 연안 겔렌지크 인근에 내부 면적 1만7000㎡(약 5142평) 규모의 초대형 저택이 존재한다고 폭로했다. 당시 공개된 자료에는 수십 개의 침실과 연회장, 영화관, 카지노, 사우나, 수영장, 헬기장까지 포함돼 있었고, 건설 비용은 최소 10억 달러(약 1조 4000억원)로 추산됐다.
FBK는 이번 보고서에서 “이 별장은 원래 친러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위해 지어졌으나,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이후 푸틴 측근으로 소유권이 넘어가 현재 푸틴이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크렘린궁은 관련 의혹에 대해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논란은 푸틴의 ‘불로장생’ 발언과도 맞물린다. 지난해 9월 중국 베이징 전승절 행사에서 푸틴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대화 중 “인간의 장기는 계속 이식될 수 있고, 오래 살수록 더 젊어질 수 있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나눈 이른바 ‘핫 마이크’ 발언이었다.
서방 언론은 이번 폭로를 두고 “장기 집권 체제에서 권력과 사치, 노화 공포가 결합된 단면”이라며 러시아 내부에서도 다시금 푸틴의 권력 집중과 특권 문제가 재부상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