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넥슨 창업주 세상 떠났지만…중증소아 돌봄에 지친 엄마 눈물 닦았다

316명의 아이, 1299번의 쉼… 도토리하우스 1년의 기록

국내 첫 독립형 어린이 단기돌봄의료시설·서울대병원 운영

도토리하우스에서 서울대병원 의료진이 중증 소아 환자를 돌보고 있다. 사진 제공=서울대병원도토리하우스에서 서울대병원 의료진이 중증 소아 환자를 돌보고 있다.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고(故) 김정주 넥슨 창업주의 유지가 담긴 서울대병원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이하 도토리하우스)가 의료 현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도토리하우스 개소 이후 2년 여 기간 동안 누적 316명의 환자가 1299건의 단기 입원을 이용하며 보호자 없는 의료 돌봄이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도토리하우스는 가족을 대신해 인공호흡기 등 기계에 의존하는 중증 소아청소년 환자를 돌봐주는 국내 첫 독립형 어린이 단기돌봄의료시설이다. 넥슨재단 기부금 100억 원, 보건복지부 국고지원금 25억 원 등 총 125억 원을 지원받아 지난 2023년 문을 열었다. 24시간 의료적 돌봄이 필요한 중증 소아청소년 환자들이 보호자 없이도 단기간 머물 수 있도록 서울대병원이 단기 입원 병상을 운영 중이다.



중증 질환을 앓는 소아청소년 환자들은 의료기기에 의존해 24시간 돌봄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보호자가 장기간 간병 부담을 떠안게 되는 상황이 반복돼 왔다. 이러한 돌봄 공백을 보완하는 게 도토리하우스가 만들어진 배경이다. 환자에게는 안전한 의료적 돌봄을 제공하고, 보호자에게는 잠시 돌봄에서 벗어나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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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에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외에도 중증 소아·청소년 환자를 돌본 경험과 전문 지식이 풍부한 간호 인력이 24시간 상주하며, 입원 전 보호자와의 면담을 통해 환자 개별 특성에 맞춘 돌봄을 제공한다. 센터는 최소 2박 3일부터 최대 7박 8일까지 이용할 수 있으며, 연간 최대 30박까지 예약이 가능하다. 매월 첫 방문 환자의 비율은 평균 9.6%로, 약 90%의 환자가 재이용하고 있다.

환자와 가족의 정서적 안정을 위한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된다. 음악치료와 놀이활동, 형제자매·가족 프로그램 등 정서 지원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으며, 개소 이후 총 8900건 이상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2025년 초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 이용 환자 및 보호자의 98%가 ‘매우 만족’ 또는 ‘만족’이라고 응답했다. 실제 도토리하우스를 이용한 한 보호자는 “아이를 안전하게 맡길 수 있는 곳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며 "그동안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가족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서울대병원 인근에 운영 중인 ‘도토리하우스’ 외경. 사진 제공=서울대병원서울대병원 인근에 운영 중인 ‘도토리하우스’ 외경.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서울대병원은 이러한 운영 경험을 토대로 최근 ‘중증소아 단기의료돌봄 프로토콜’을 제작해 전국 공공어린이전문진료센터 등 중증소아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기관에 제공했다. 국내에서 참고할 만한 자료가 부족했던 가운데 센터 운영을 위한 기본 준비 사항과 입원 전 개별 아동의 돌봄 특성을 파악하는 방법 등이 고스란이 담겨 현장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병원은 향후 입원 과정과 돌봄 유의사항을 담은 후속 프로토콜도 단계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중증 소아 단기 의료돌봄 모델이 특정 기관의 사례에 그치지 않고, 중증 아동과 가족의 돌봄 부담을 사회가 함께 나누는 의료 체계로 확산시키기 위해서다.

정혜림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장은 “도토리하우스는 환자와 가족이 일상 속에서 의지할 수 있는 공간으로, 치료 과정에서도 삶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이번 프로토콜이 중증 질환 아동 돌봄에 관심 있는 의료기관과 관계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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