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제조강국 韓, AI 학습으로 숙련공 데이터 만들어 수출해야"[전미경제학회]

[한미경제학회 교수 2人 인터뷰]

로봇으로 인력 빠르게 대체하는 韓

글로벌 실험장될 좋은 기회 맞아

노동경직성에 투자 매력 떨어져

노란봉투법 강행은 AI시대 낙제점

빅테크 알고리즘 차단 대비는 필요

한미경제학회 소속인 장유순(왼쪽) 미국 인디애나주립대 경제학과 교수와 김성현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가 5일(현지 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전미경제학회 연례총회 행사장에서 대담을 나누고 있다. 필라델피아=윤경환 특파원한미경제학회 소속인 장유순(왼쪽) 미국 인디애나주립대 경제학과 교수와 김성현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가 5일(현지 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전미경제학회 연례총회 행사장에서 대담을 나누고 있다. 필라델피아=윤경환 특파원




한미경제학회 소속의 장유순 미국 인디애나주립대 경제학과 교수가 5일(현지 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전미경제학회 연례총회 행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한미 경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필라델피아=윤경환 특파원한미경제학회 소속의 장유순 미국 인디애나주립대 경제학과 교수가 5일(현지 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전미경제학회 연례총회 행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한미 경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필라델피아=윤경환 특파원


한미경제학회 소속의 김성현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가 5일(현지 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전미경제학회 연례총회 행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한미 경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필라델피아=윤경환 특파원한미경제학회 소속의 김성현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가 5일(현지 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전미경제학회 연례총회 행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한미 경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필라델피아=윤경환 특파원


“한국의 저성장·양극화는 노동시장에서 비롯된 문제입니다. 그런데도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등 시대에 역행하는 정책을 강행하고 있으니 한국 정부의 금융·고용 정책은 ‘F학점’으로 낙제 수준입니다. 다만 노동 경직성이 심화하면서 역설적으로 로봇 등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결국 ‘피지컬 인공지능(AI)’ 부문은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 같아요. 한국이 제조업 강국인 만큼 은퇴를 앞둔 숙련공들의 수십 년 쌓인 데이터를 적극 활용해 피지컬 AI 모델을 만들어 해외로 수출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미경제학회(AEA) 연례총회 마지막 날인 5일(현지 시간) 한미경제학회 소속 경제학자들이 한국의 노동 관련 제도를 AI 시대에 경제성장을 가로막는 최대 위협 요인으로 지목했다. 장유순 미국 인디애나주립대 경제학과 교수와 김성현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날 취재진과 인터뷰를 갖고 올해 행사의 최대 화두는 단연 AI와 노동·금융시장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AI 시대를 역행하는 한국의 노동 규제가 원·달러 환율 상승 등 모든 경제적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교수는 “한국은 21세기에 어울리지 않는 법들을 계속해서 만들고 있다”며 “AI 시대에 맞게 고용을 유연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특히 최근 환율 급등 사태도 노란봉투법 등 노동 규제 때문에 해외 기업의 국내 직접투자가 수년째 정체된 데서 비롯됐다고 짚었다. 노란봉투법은 하도급 노동자에 관한 원청 책임을 강화하고 파업 등 노동쟁의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범위를 제한하는 규정으로 3월부터 시행된다. 김 교수는 “서학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한국 개인투자자)들이 미국에 투자하는 액수보다 노동문제로 투자 매력이 떨어져 유입되지 않는 외국 기업들의 직접 투자 금액이 훨씬 더 크다”며 “이게 가장 큰 문제인데 특정 집단에 책임을 묻고 기업과 은행에 달러를 공급하라고 요구하는 1960년대식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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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학자는 그러면서도 한국 특유의 노동 경직성이 신규 고용을 급격하게 감소시키고 있기에 피지컬 AI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환경이 됐다고 진단했다. 장 교수는 “제조 분야의 대규모언어모델(LLM)은 숙련공을 통해 학습해야 하는데 50년 동안 제조업을 못 한 미국보다는 한국이 갖는 장점이 훨씬 크다”며 “피지컬 AI 학습용으로 40대 이상의 숙련공 데이터 모델을 만들어 한국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고 더 나아가 해외에도 팔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구글 등 미국 거대 기술 기업(빅테크)들의 우주 공간 AI 데이터센터 조성 구상에 놀랐다며 “한국도 숙련공으로 온갖 피지컬 AI를 훈련할 수 있도록 데이터센터를 크게 지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교수도 “미국은 노동시장이 유연하기에 한국만큼 로봇을 많이 쓰지 않는다”며 “자영업자는 많고 해고는 어려워 신규 인력을 로봇으로 빠르게 대체하는 한국이 글로벌 피지컬 AI의 실험장이 될 좋은 기회를 맞이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은 정부가 개인 데이터를 마음대로 쓰는 덕분에 지금까지 피지컬 AI 분야에서 앞서 나갔다”며 “다른 나라들도 그 모델을 믿고 쓸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두 학자는 AI 시대의 정부 역할에 대해서는 “부작용이 나올 때까지는 민간경제에 아무것도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정부가 먼저 나서서 AI 기술 청사진을 제시하고 그쪽으로 몰아갔다가 틀리면 되돌릴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글로벌 AI 플랫폼 기업들이 현재 개방한 알고리즘을 어느 순간 차단할 수도 있기에 이에 대한 대비는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학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를 놓고 이번 행사에서 만난 석학 어느 누구도 우호적인 견해를 보이지 못했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물가와 실업률 상승을 겪는 까닭에 트럼프 대통령의 골수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관세에 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나온다”며 “AI 투자 거품론을 감안하면 미국의 높은 성장률도 건전한 수치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장 교수는 “글로벌 경제가 예전처럼 돌아가기는 힘들 것 같다”며 “우리가 무엇을 모르는지도 모를 정도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라 스스로 모든 걸 해결하고 보호해야 할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두 학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새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지명해 연준 독립성을 한층 더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의견을 대체로 보류했다. 장 교수는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새 의장이 남들에게 욕먹을 일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교수도 “뚜껑을 열어봐야 하겠지만 역사적인 오류를 저지른 연준 의장이 되기는 누구도 싫을 것”이라고 밝혔다.

필라델피아=윤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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