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韓 노란봉투법 F학점”…AI시대 역주행 입법 멈춰라

손동균 국무조정실 규제조정실장이 지난해 10월 정부서울청사에서 2차 핵심규제 합리화 전략회의 이후 사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손동균 국무조정실 규제조정실장이 지난해 10월 정부서울청사에서 2차 핵심규제 합리화 전략회의 이후 사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경제학회 소속 경제학자들이 올해 3월 시행되는 노란봉투법을 인공지능(AI) 시대에 경제성장을 가로막는 최대 위협 요인으로 지목했다. 장유순 인디애나주립대 교수와 김성현 성균관대 교수는 5일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2026 전미경제학회 연차총회에서 “노란봉투법을 포함해 한국의 노동정책은 ‘F학점’”이라고 낙제 수준의 점수를 매겼다. “AI 시대에 걸맞게 고용을 유연화해야 하는데 한국은 21세기에 어울리지 않는 법안을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조가 원청과 노사 협상을 할 수 있도록 하고 합병 등 회사의 경영상 결정에 대해서도 파업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는 기업 현실을 무시한 입법으로 노사 갈등과 극단적 투쟁을 초래할 게 뻔하다. 미국·중국·유럽연합(EU)·일본 등은 고용 유연성 제고와 규제 혁파를 통해 자국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데 한국은 되레 역주행 페달을 밟고 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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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들어 당정은 “경제 살리는 것은 기업”이라고 공언하고 있지만 규제 법안 양산은 여전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2대 국회가 출범한 2024년 5월~2025년 12월 발의된 1021개 법안을 전수조사한 결과 ‘규제 증가형’ 차등 규제 법안은 무려 94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상법이 65건으로 가장 많았고 유통산업발전법(12건), 산업안전보건법(7건), 공정거래법(6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겉으로는 ‘친기업’을 외치면서 뒤로는 고용에서부터 세제·지배구조·연구개발(R&D) 등까지 전방위로 ‘규제 거미줄’을 촘촘히 치고 있는 셈이다.

이래서는 이재명 정부가 표방한 ‘잠재성장률 3%’ ‘AI 3강’ ‘반도체 2강’ 청사진을 현실로 만들기 어렵다. 지금은 주요 경쟁국들을 압도할 수준으로 노동 유연성과 보조금 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파격적인 규제 완화에 나서야 할 때다. 일률적 65세 정년 연장 계획도 접고 산업·직무별 현실을 반영한 ‘탄력적’ 정년 연장 법안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오죽 기업 발목 잡기가 심하면 ‘한국 노란봉투법은 F학점’이라는 평가가 나왔겠나. 이를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장기 저성장 국면의 타개를 위한 대대적인 규제 혁파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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