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오천피' 넘어도…국민연금은 시장 수익률 못 따라갈 판 [시그널]

■국내투자 한도 다다른 국민연금

코스피 장중 사상 첫 4600 터치

"이익 개선에 올해 강세 지속" 전망

주식비중 한계 국민연금 수익 제한

매도 신호가 투심에 악영향 우려도

"보유 한도, 유연하게 대응 필요"

7일 여의도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7일 여의도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을 기계적으로 매도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연초 코스피지수가 불붙으면서 평가 가치가 급등한 영향이다. 국민연금의 올해 보유 가능한 최대 국내 주식 비중은 14.4%에 ‘전략적 자산 배분(SAA·±3%포인트)’과 ‘전술적 자산 배분(TAA·±2%포인트)’을 더해 최대 19.4%다. 추가 보유 여력이 2%포인트에 불과한 만큼 국민연금은 19.4%가 넘어설 경우 주식들을 매도하면서 비중 조절에 나설 방침이다. 국민연금의 매도 신호는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특히 지수가 계속해서 상승한다면 추가 매수를 하지 못해 시장 수익률을 따라가지 못할 가능성도 있어 보유 한도에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5.58포인트(0.57%) 오른 4551.06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4611.72포인트)과 종가 모두 연일 신고가 행진 중이다. 올해 들어서만 336.89포인트(7.99%) 상승했다.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데도 국민연금은 주식 비중이 17.4%에 육박하면서 오히려 걱정이 늘었다. 국민연금은 기계적 매도를 피하기 위해 TAA까지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민연금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시장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TAA를 활용한 바 있으나 상승장에서 활용은 처음이 된다.




가장 큰 문제는 증시가 계속해서 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주식을 매도해야 하기 때문에 시장 수익률(코스피 상승률)을 따라갈 수 없다는 점이다. 국내 주식은 지난해 국민연금이 사상 최대 수익률을 기록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투자 분야다. 국민연금의 지난해 연간 잠정 수익률은 약 20%로 집계됐는데 국내 주식 수익률이 78%로 2위인 해외 주식(25%) 대비 압도적인 성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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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는 정부의 부양 정책뿐만 아니라 반도체 슈퍼사이클, 조선·방산·원자력 등 주도 업종의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 영향으로 올해도 랠리가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외국계 증권사들도 한국 증시에 대해 긍정적 전망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CLSA는 “현재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신흥국 평균인 1.9배 대비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며 “주요 수출 기업들의 이익 전망 상향과 기업 지배구조 개선, 주주 환원 확대를 위한 정부 정책, 외국인 유동성 유입 증가에 힘입어 올해도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민연금의 매도 신호가 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국 증시에서 가장 ‘큰손’으로 분류되는 연기금이 팔면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얼어붙게 만들 가능성이 있어서다. 기관과 외국인, ‘개미’ 등 각 주체가 번갈아가며 매수세를 이어가지 못한다면 코스피 상승 분위기는 발목 잡힐 수밖에 없다. 실제 올해 들어 외국인은 2조 9588억 원을 순매수 중인 반면 연기금은 4515억 원을 순매도 중이다. 기관투자가와 개인투자자도 각각 2조 3347억 원, 7925억 원어치를 팔았다.

국내 주식 추가 매수 여부는 올 5월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금운용위원회는 올해 4월 국제통화기금(IMF)에서 발간할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참고해 주식 비중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투자 다변화를 위해 해외·대체자산을 확대하기로 하면서 매년 국내 주식을 0.5%포인트씩 줄여나가고 있다. 연금 개혁이나 국내외 경제 환경 변화를 고려해 국내 주식 비중을 유지하거나 이를 확장할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일각에서는 코스피 상승 속도가 가파르다면 조정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 확대를 주문함에 따라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과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도 투자 지침 변경을 적극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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