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초등학교. 초등학교 입학 전 수업에 대한 설명이나 학교 소개 등을 진행하는 예비 소집일이었지만 교문 앞은 다소 썰렁한 분위기였다. 간간이 갓 유치원을 졸업한 어린 자녀의 손을 잡고 교문 안에 들어간 뒤 잠시 후에 나오는 한두 가족이 포착될 뿐 통상 예비 소집일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북적이는 분위기는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교문 주변에 자리를 깔아둔 학습지 업체 관계자들이나 홍보 유인물을 나눠주기 위해 인근 학원에서 나온 강사들이 더 눈에 띄는 수준이었다. 이들은 예비 소집을 마치고 나오는 아이들과 학부모에게 전단지를 건네며 초등 저학년 대상 학습지도 방식과 수업 내용을 설명했다. 학생 수는 줄고 있지만 학교 앞 사교육 홍보 풍경만큼은 여전히 익숙해 보였다. 방배동에 거주하는 학부모 김경아(42) 씨는 “첫째 아이 예비 소집 때보다 훨씬 한산하게 느껴졌다”며 “학군이 좋다고 해도 출산을 미루거나 아예 계획을 접는 경우가 많아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장에서 느껴진 변화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2026학년도 서울 초등학교 취학 예정자 수는 5만 1265명으로 2024학년도(5만 9492명) 대비 2년 새 8227명 감소했다. 감소율은 13.8%에 달한다. 취학 예정자 수는 2025학년도에도 5만 3956명으로 이미 한 해 전보다 크게 줄어든 바 있다. 서울 전반에서 학령인구 감소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그동안 학군 선호를 바탕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학생 수를 유지해온 ‘학군지’에서도 감소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송파구는 2024학년도 5039명에서 2026학년도 4414명으로 2년 새 625명 줄어 감소 폭이 컸다. 강남구 역시 2024학년도 3785명에서 2025학년도 4114명으로 한때 증가했지만 2026학년도에는 3777명으로 다시 337명 감소하며 하락 전환했다. 목동 학군을 중심으로 한 양천구도 2년 새 3195명에서 2726명으로 469명 줄어들었다.
서울에서 초등학교 취학 예정자 수가 줄어드는 배경으로는 출생아 수 급감과 주거비 부담, 맞벌이 가구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동작구에 거주하는 학부모 황지영(40) 씨는 “집값과 전세 부담 때문에 아이를 키우며 서울에 남기보다는 수도권 외곽으로 옮기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서울의 합계출산율은 0.58명으로 전국 평균(0.75명)을 크게 밑돈다.
이 같은 추세는 교육 당국의 중장기 전망에서도 확인된다. 교육부가 수립한 ‘2025~2029학년도 초등학교 학생 배치 계획’에 따르면 저출산의 영향으로 초등학생 수는 매년 1만 5000~1만 9000명씩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초등학교 학급 수도 매년 500학급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학생 수 감소와 달리 사교육비 부담은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4년 초등학교 사교육비 총액은 13조 2256억 원으로 2014년(7조 5949억 원) 대비 74.1% 증가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명예교수는 “경제 수준이 높아질수록 사교육 지출은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사교육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추가 수단’의 성격이 강해 학생 수 감소에도 쉽게 줄어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