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7일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청대 석사자상(淸代 石獅子像)’ 한 쌍을 중국에 기증하기로 한 것에 대해 “‘각자 제자리에’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중국 상하이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중국 순방 기자단 간담회에서 최근 국내 소재한 청대 석사자상을 일부러 중국에 넘겨주는 것에 대해 묻는 한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석사자상은 간송 (전형필) 선생이 일제 시대에 일본에서 매우 비싼 가격으로 샀다는 데, 그분이 언젠가는 중국에 돌려주라고 유언했다고 한다”며 “간송미술관 측이 중국에 돌려주려고 오랫동안 노력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간송미술관이 그동안) 노력했는데 절차가 진행이 잘 안됐다”며 “마침 제가 그 얘기를 들어서 중국 측에 돌려주자(고 했다). 한중일 동북아의 역사문제는, 현실이 너무 어려우니까 ‘과거는 직시하되 미래를 향해 가자’는 것을, 일부러 부각하고 싶지는 않은데, 그래도 제 자리를 찾아주자, 서로, 각자가 있을 자리에 있자는 의미로, 간송미술관이 굳이 돌려 주자는 데 우리도 생색도 내자, 해서 제가 밀어붙여서 급하게 추진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중국에서 전문가들이 와서 진짜라고(했다). 왕궁에 비치돼 뭘 지키던, 액운을 막던 것이 맞다, 석재 재질도 그렇고 기법도 그렇고, 맞고. 급하게 해서, 실물은 못 주고 사진만 찍어서 줬는데. 저는 ‘각자 제자리에’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자 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물의 가치와 관련해서는 “물건 값에 너무 연연하지 말자, 참고로 석사자상을 중국 측에 무상으로 준 것인데, 원래 간송미술관 측이 ‘자기들이 무상으로 주고 싶다’고 했는데 그것은 절차상 안 된다고 한다. 결국 국가가 양도 받아서 중국에 무상 기부를 한 것”이라며 “(간송미술관에) 제가 제 값을 쳐서 다 주면 돈이 너무 많으니, 조금이라도 줘라. 국가에서 외교에 필요해서 쓰면, 간송미술관에 일정하게 국가가 보상을 검토하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라오취안 중국 국가문물국 국장(청장급, 한국의 국가유산청에 해당)과 ‘청대 석사자상 기증 협약식’을 체결했다. 당시 중국측에는 일단 ‘중국 청대 석사자상 사진첩’을 전달했다. 당시 협약식에서는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함께 서명 장면을 지켜봤다.
간송미술관에 따르면, 이들 석사자상은 고(故) 간송 전형필(1906~1962) 선생이 1933년 일본에서 경매를 통해 구입한 것이다. 당시 간송은 해당 석사자상 한 쌍과 함께 고려와 조선시대 석탑, 석등, 부도 등을 일괄 구매한 바 있다. 이후 석사자상은 1938년 간송미술관의 유물 전시장인 보화각이 건립되면서 건물의 입구에 배치되어 현재까지 87년간 자리를 지켜왔다. 석사자상은 각각 높이가 1.9m, 무게가 1.25톤에 이른다.
간송 선생은 생전 석사자상은 중국의 유물이니 언젠가 고향에 보내주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간송미술관은 지난 2016년 수장고를 신축할 당시 자체적으로 해당 유물의 중국 기증을 추진하다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중단한 바 있다.
간송미술관 측은 “올해(2026년) 간송 선생 탄신 120주년을 맞이해 문화보국을 평생 동안 실천해오며 수많은 우리 문화유산을 지키고 보호해 온 간송의 유지를 실천하기 위해 동 유물을 중국에 기증하고자 하며, 이 기증이 앞으로 양국 간의 더 활발한 문화교류의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히고,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 관련 일체 사무를 위임하며 협조를 요청했다.
감정에 참가한 중국측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들 석사자상은 재질로 볼 때 베이징 또는 화북 지방의 대리석을 사용했고 제작 기술이나 장식 표현이 정교하고 예술성이 뛰어난데, 당시 중국을 지배했던 청나라 만주인 왕족의 저택인 왕부(王府) 문 앞을 지킨 택문(중국식 전통가옥인 사합원의 대문) 석사자상으로 추정된다. 중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사자상 암수 한 쌍을 문 앞에 두곤 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베이징 궁궐인 자금성(쯔진청) 정문에 있는 청동사자상이다.
이러한 설명에 따르면 제국주의 식민지 전쟁 시기에 중국 베이징에 있던 석사자상을 일본인 약탈해 가져간 것을 한국인이 구입해 이를 다시 중국에 돌려준 셈이다. 스토리에 만주인이 포함된 것도 흥미 있다. 전형필이 석사자상을 일본에서 구입할 당시엔 청나라는 사라졌고 만주에 ‘만주국’이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