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中정부, 테크기업에 "엔비디아 H200 주문 당분간 중단" 지시

트럼프 수출 허용 발표 직후 급제동

국산 반도체 의무구매 조건 등 검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의 사전 기자회견에서 연설하고 있다./AP연합뉴스=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의 사전 기자회견에서 연설하고 있다./AP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자국 주요 테크 기업들에 엔비디아의 최신 인공지능(AI) 반도체인 ‘H200’의 구매 계획을 잠정 중단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H200의 대중 수출을 허용한 직후 나온 조치라는 점에서 이번 조치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의 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7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이번 주 자국 기술 기업들에게 H200 칩 구매 주문을 보류하라고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현재 엔비디아 칩의 수입 허용 여부와 그 구체적인 조건을 검토 중이며, 결론이 내려지기 전까지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칩을 비축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미국 정부의 수출 허용 이후 최근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에서 “중국의 H200 수요가 상당히 높다”며 “중국 정부가 칩 수입을 승인할 것이라는 신호”라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중국 시장의 수요가 커 엔비디아가 대만 파운드리 기업 TSMC에 추가 H200 생산 능력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수출 허용 조치 발표 직후 여러 중국 서버 제조업체가 이미 환불 및 변경 불가 주문을 넣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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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통들은 이 같은 분위기와 달리 중국 정부가 최근 몇 주 동안 칩 설계 업체, 제조업체, 주요 기술 기업들을 불러 회의를 하면서 H200 칩 구매 가이던스를 모색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면담들은 기업들을 따로 불러 H200 칩 수요를 파악한 뒤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세 명의 소식통은 중국 정부가 기업들이 H200 칩을 구매할 경우 일정 비율의 중국산 칩도 함께 구매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비율은 중국산 칩이 H200 칩을 대체할 수 있는지, 중국 내 공급망이 이 구매 비율 의무화를 충족할 만큼 충분한지를 평가해 결정될 것이라고 이들은 전했다.

중국 당국의 지시 배경이 불분명한 가운데 엔비디아는 논평을 거부했다. 중국 정부도 관련 질의에 답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디인포메이션은 “중국 당국은 현지 기업들의 H200 칩 구매 허용을 국산 칩 제조사들이 따라잡을 때까지의 한시적인 조치로 보고 있다”며 “핵심은 미국 반도체에 대한 접근성이 중국의 장기적인 자립 목표를 저해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급격히 악화된 지정학적 긴장감이 작용했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최근 미군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마약 밀매 혐의로 전격 체포하면서,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입에 의존해 온 중국의 에너지 수급에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유화책에 즉각 호응하는 그림을 꺼렸을 수 있다는 것이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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