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형 수위를 놓고 마라톤 회의를 벌이며 사형과 무기징역을 두고 치열한 내부 논의를 이어간 것으로 9일 알려졌다. 특검팀 내부에서는 대체로 무기징역을 주장하는 의견이 우세했던 것으로 전해졌으며 조 특검은 해당 회의에서 최종 결론을 내리지 않은 채 판단을 유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내란 특검팀 간부급 인사 16명은 전날 오후 3시부터 약 6시간에 걸쳐 장시간 회의를 진행했다. 이 회의에는 조 특검을 비롯해 특검보와 부장검사 전원이 참석했다. 회의에 참석한 관계자 다수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해 무기징역 선고가 적절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형법상 내란우두머리죄는 사형·무기징역·무기금고만을 구형할 수 있다.
회의 과정에서는 △비상계엄의 지속 시간이 비교적 짧았다는 점 △실질적인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 △우리나라가 사실상 사형 폐지 국가라는 현실 등을 고려할 때 무기징역 선고가 보다 현실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이 사형을 구형하더라도 다음 달로 예정된 선고 공판에서 실제 사형이 선고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판단 역시 논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조 특검은 이날 회의에서 구형 의견을 직접 밝히지 않았으며 최종 판단은 조 특검이 직접 내리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특검은 지난해 12월 15일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브리핑에서 “우리는 역사적 경험을 통해 권력을 가진 자의 친위 쿠데타가 내세운 명분은 허울에 불과했고 그 목적은 오로지 권력의 독점과 유지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1980년 전두환·노태우 세력이 영장 없이 반대 세력을 체포·감금하고 고문을 통해 사건을 조작했던 역사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조 특검이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쿠데타와 동일선상에서 평가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95년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사형을 구형받았고 법원은 최종적으로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한편 법조계에서는 윤 전 대통령과 조 특검 간의 오랜 갈등 관계에도 주목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당시 감사원 감사위원으로 임명된 조 특검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윤 전 대통령과 주요 현안을 둘러싸고 여러 차례 충돌해온 바 있다. 이러한 개인적·정치적 인연 역시 향후 구형과 재판 과정에서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