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레알 마드리드는 최강 축구클럽?…최고 엔터기업![북스&]

■레알마드리드 레볼루션(스티븐 G.맨디스 지음, 세이코리아 펴냄)

21세기 챔스리그 8번 우승 경이

年 매출 1.8조원으로 ‘클럽 최고’

SNS 포함 팬층도 6억명 압도적

기업과 협업 테마파크 등도 선봬

경영혁신 통해 문화와 가치 지향





세계 최정상의 축구 클럽 레알 마드리드는 ‘갈락티코스(은하수)’ 정책으로 유명하다. 세계적인 축구 스타들을 영입해 은하수처럼 빛나는 구단을 꾸리고 최고의 경기력과 성과를 보여준다는 전략이다. 이런 기조에도 불구하고 레알 마드리드는 2018년 당대 최고의 선수였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방출을 결정했다. 호날두가 FC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에 준하는 연봉 인상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특정 선수에게 과도한 연봉을 지급해 라커룸의 균형을 깨고 구단 재정을 흔드는 상황을 경계해왔다. 호날두의 방출은 일부 팬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지만 구단이 지켜온 재무 원칙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남았다. 이후 FC바르셀로나는 연쇄적인 연봉 인상 요구에 직면하며 재정 악화에 시달렸다.

21세기 들어 레알 마드리드가 유럽의 명문 클럽을 넘어 세계 최고의 축구단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러한 재무 원칙을 비롯해 여러 요인이 작용했다.

신간 ‘레알 마드리드 레볼루션’은 경영 관점에서 레알 마드리드의 전략과 혁신을 분석한 책이다. 저자 스티븐 G. 맨디스는 골드만삭스와 사모펀드에서 경력을 쌓은 뒤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에서 스포츠 매니지먼트를 강의했으며 국제축구연맹 선임 학술 자문을 지낸 스포츠 경영 전문가다. 앞서 그는 2016년 ‘레알 마드리드 웨이’라는 구단 분석서를 펴낸 바 있다. 이번 신간에서는 지난 10년간 축구 산업의 변화와 레알 마드리드 비상의 비결을 전달한다.



레알 마드리드의 전성기를 이끈 중심에는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이 있다. 2000년 취임한 그는 연임을 거듭하며 현재까지 구단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가 취임한 이후 레알 마드리드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8차례 들어 올렸다. 두 번째로 많은 우승 기록을 보유한 FC바르셀로나(4회)의 두 배다. 특히 2014년 이후 여섯 차례 정상에 오르며 황금기를 구가했다.

관련기사



이 같은 성과는 경기 결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매출과 이익에서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영업이익은 1999~2000시즌 이후 코로나 이전인 2018~2019시즌까지 연평균 10.3% 성장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도 흑자를 유지했고 이후 2022~2023시즌까지 연평균 8.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2023~2024시즌에는 10억 4600만 유로(약 1조 80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축구 역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팔로워 등을 포함해 6억 명에 이르는 팬층을 보유한 구단이기도 하다.

저자는 레알 마드리드 성공의 핵심으로 데이터와 숫자 중심의 경영 기법이 아니라 문화와 가치를 공유하는 ‘커뮤니티’를 꼽는다. 레알 마드리드는 유럽 명문 구단들이 중동 국부펀드나 사모펀드에 인수되는 흐름 속에서도 주식회사 전환을 거부하고 회원인 ‘소시오’가 소유하는 클럽 모델을 고수하고 있다. 2022년 기준 9만 3872명에 달하는 소시오들은 회장과 이사회 선출에 투표권을 행사한다. 시즌권 가격을 급격히 올리지 않는 정책 역시 이들을 배려한 결정이다.

이 커뮤니티를 지탱하는 문화와 가치는 단순히 ‘1등을 하는 축구’에 머물지 않는다. 공격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축구를 통해 우아한 승리를 추구한다는 철학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스포츠맨십과 팀을 위한 희생,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전 세계의 인정과 존경을 받는 다문화 클럽”을 사명으로 삼고 있다고 연례 보고서에 명시하고 있다. ‘챔피언이자 신사’가 되려는 구단인 셈이다.

저자는 레알 마드리드를 축구 클럽을 넘어 브랜드와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회사이자 콘텐츠 기업으로 평가한다. 최근에는 Z세대의 증가와 변화한 미디어 환경에 맞춰 각종 기술을 도입하고 맞춤형 콘텐츠 제공에 힘을 쏟고 있다. 온라인 마케팅으로 젊은 팬층을 끌어들이고 자체 앱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인다. 기업들과 협업해 테마파크 등 오프라인 경험을 제공하며 새로운 수익원도 창출한다.

레알 마드리드의 전성기 뒤에는 끊임없는 혁신이 있었다. 스포츠 역시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 경쟁력을 잃는다. 한때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미국 프로야구가 미식축구와 농구에 밀려 3위로 내려앉은 사례가 이를 보여준다. 기술과 시청자·플랫폼의 변화에 맞춰 진화를 거듭해온 최강 팀이자 최고의 콘텐츠 기업, 그 비결을 읽을 수 있는 책이다. 496쪽. 3만 5000원.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환호하고 있다. /출처 =레알 마드리드 공식 홈페이지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환호하고 있다. /출처 =레알 마드리드 공식 홈페이지


이혜진 선임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