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기획·개발된 버거가 미국과 유럽, 아시아 시장으로 역수출되며 글로벌 패스트푸드 판도를 흔들고 있다. 미국을 대표하는 캐주얼 버거 브랜드 쉐이크쉑이 과거 국내 라이선스 파트너인 SPC그룹과 함께 개발했던 ‘고추장 쉑’의 흥행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식 메뉴를 대거 재출시한다.
9일 쉐이크쉑 본사 누리집에 따르면 미국 쉐이크쉑은 현지시간 기준 이날부터 ‘코리안 스타일(Korean-Style)’ 메뉴를 선보인다. 출시 메뉴는 △K-쉑 BBQ 버거 △K-쉑 후라이드 치킨 샌드위치 △K-쉑 후라이드 치킨 △K-쉑 스파이시 캐러멜 쉐이크 △K-쉑 스파이스 바비큐 프라이 등 5종이다.
이 가운데 K-쉑 BBQ 버거와 K-쉑 후라이드 치킨 샌드위치, K-쉑 스파이스 바비큐 프라이는 과거 현지에서 반응이 좋았던 메뉴의 재출시다. 쉐이크쉑은 2020년 SPC그룹과 협업해 고추장을 활용한 ‘고추장 쉑’을 처음 선보였고, 이를 국내 한정판으로 출시한 뒤 미국과 영국 등지로 확대했다. 이후 미국 시장에서는 해당 메뉴를 자체적으로 발전시켜 2024년 초 다시 내놓았으며, 이번이 세 번째 재출시다.
쉐이크쉑이 K-푸드를 다시 꺼내 든 배경에는 미국 식품 트렌드의 변화가 있다. 최근 현지에서는 단맛과 매운맛을 동시에 즐기는 ‘스와이시(Swicy)’가 하나의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고추장은 깊은 감칠맛과 적절한 매운맛, 단맛을 함께 갖춘 재료로 이 같은 흐름에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아마존 북미 사이트의 소스 카테고리에서는 대상 청정원의 순창 고추장이 상위 10위권에 오르며 한국 소스류의 인기를 보여주고 있다. 고추장 특유의 풍미가 미국 소비자들의 입맛에 점차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K-쉑 스파이시 캐러멜 쉐이크’도 스와이시 트렌드를 겨냥한 메뉴다. 밀크쉐이크에 고추장 베이스와 캐러멜 소스를 결합해 달콤함과 매콤함을 동시에 강조했다.
K-레시피의 역수출은 쉐이크쉑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버거킹과 맥도날드 역시 한국에서 기획된 메뉴와 소스를 앞세워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버거킹의 ‘콰트로치즈와퍼’는 2013년 국내에서 개발된 이후 2015년부터 미국, 일본, 영국, 중국 등 7개국으로 수출됐다. 특히 중국에서는 역대 신제품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큐브스테이크와퍼’ 역시 2023년 일본 출시 이후 프리미엄 가격에도 불구하고 하루 100개 이상 판매되며 흥행을 이어갔다.
한국 맥도날드는 불고기버거와 김치버거, 고추장 소스 메뉴 등을 대만·이탈리아·홍콩 등지에 선보이며 K-레시피 확산에 앞장서 왔다. 국내 전용 메뉴였던 ‘1955 파이어버거’는 이탈리아에서 정식 출시돼 현지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K-푸드가 더 이상 ‘한류 마케팅용 메뉴’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패스트푸드 브랜드의 핵심 상품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본다. 한국에서 출발한 버거와 소스가 세계 시장에서 재해석되며 확산되는 흐름은, K-푸드의 영향력이 외식 산업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