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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탓 아녔어?"…귓불 주름, 뇌가 보내는 '마지막 구조신호'였다 [헬시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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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불에 대각선으로 파인 주름이 단순한 노화 현상이 아니라 뇌혈관 손상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뇌 MRI 영상에서 귓불 주름을 자동으로 탐지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하고, 이 주름이 유전성 뇌소혈관 손상 정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프랭크 징후'로 불리는 이 주름은 귓불에 약 45도 각도로 비스듬히 파인 형태를 말한다. 1973년 미국 의사 샌더스 프랭크가 협심증 환자에게서 이 주름이 자주 나타난다는 사실을 처음 보고하면서 의학계에 알려졌다. 이후 심근경색, 뇌졸중, 혈관성 치매 등 심뇌혈관질환과의 연관성이 제기되며 주목받았지만, 정확한 발생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다. 프랭크 징후를 판별하는 표준화된 방법도 없어 연구자마다 평가 기준이 달랐고, 같은 환자라도 판독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D 뇌 MRI 영상을 활용했다. 뇌 MRI 촬영 시 얼굴과 양쪽 귓불이 함께 촬영된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수집한 뇌 MRI 400건을 바탕으로 전문가가 직접 표시한 프랭크 징후를 AI에 학습시킨 뒤, 별도의 분당서울대병원 데이터 600건으로 1차 검증을, 충남대병원·강원대병원·세브란스병원 등 다기관 데이터 460건으로 2차 검증을 진행했다.



검증 결과 전문가 판단과 AI 분석의 일치도를 나타내는 DSC(Dice 유사도 계수) 값이 각각 0.734, 0.714로 나타나 AI가 찾아낸 영역이 전문가 판단과 70% 이상 일치했다. 프랭크 징후 유무를 구분하는 정확도를 보여주는 AUC 값도 모두 0.9 이상을 기록해 AI 모델이 다양한 병원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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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개발한 AI 모델로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뇌소혈관질환인 '카다실(CADASIL)' 환자에서 프랭크 징후와 뇌혈관 손상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카다실은 뇌 중심부 주변이 손상돼 하얗게 변하는 '뇌백질변성'이 특징이며, 손상이 누적될수록 뇌졸중과 치매 위험이 커진다. 발병 원인이 단일 유전자 변이로 명확해 프랭크 징후가 실제 혈관 손상 정도를 반영하는지 확인하기에 적합한 질환이다.

유전자 검사로 확진된 카다실 환자 81명과 연령·성별을 맞춘 일반인 54명을 비교한 결과, 카다실 환자의 프랭크 징후 발생률은 약 67%로 일반인(약 43%)보다 높았다. 연령 등 다른 요인을 보정한 뒤에도 카다실 환자는 일반인보다 프랭크 징후가 나타날 확률이 약 4.2배 높았다. 프랭크 징후가 있는 카다실 환자는 없는 환자보다 뇌백질변성 부피가 약 1.7배 컸다.

카다실 환자를 뇌백질변성 부피 기준으로 세 그룹으로 나눴을 때 프랭크 징후 발생률은 하위 그룹 37%, 중위 그룹 약 67%, 상위 그룹 약 74%로 뚜렷하게 증가했다. 뇌혈관 손상이 심할수록 귓불 주름이 나타날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의미다.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로 프랭크 징후가 단순 노화 지표가 아니라 유전성 뇌소혈관 손상 정도를 객관적으로 반영한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다만 김 교수는 "프랭크 징후만으로 질환을 진단할 수는 없다"면서 "고혈압이나 당뇨 등 다른 혈관성 질환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이라면 귓불 주름이 추가적인 경고 신호가 될 수 있어 전문의 상담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과 보건복지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Scientific Reports'와 '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게재됐다.



현수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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