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인공지능(AI)’은 지금까지의 AI와는 다른 속도로 세상을 바꿀 것입니다. 그 속도가 얼마나 빨라질지는 결국 로봇 손의 정교화에 달려 있습니다.”
김병수 로보티즈 대표는 12일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피지컬 AI 시장의 규모는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얼마나 대체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사람의 손을 완벽하게 구현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로보티즈는 로봇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 생산에서 출발해 완성형 로봇 자체 개발까지 성공하며 국내 피지컬 AI 시장을 선도해 왔다. 지난해 휴머노이드 로봇 ‘AI 워커’를 공개한 데 이어 오픈AI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최근 열린 CES 2026에서는 AI 워커에 로봇손 ‘HX5-D20’를 장착해 정교한 작업 시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로보티즈의 최대 강점은 부품 제작부터 로봇 시스템까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통합 기술력이다. 김 대표는 “휴머노이드 시장을 주도하는 빅테크 기업들은 로봇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일괄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파트너를 원한다”며 “로보티즈는 초기부터 휴머노이드 적용을 전제로 한 액추에이터를 개발해 온 덕분에 완성형 로봇 시장에 빠르게 진입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로보티즈가 설계한 액추에이터는 위치 기반 제어 중심인 기존 산업용 로봇과 달리 속도, 회전력(토크), 분산 제어까지 가능해 휴머노이드 구현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대표는 피지컬 AI 시장의 성패가 로봇 손의 정밀한 조작 능력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피지컬 AI를 크게 ‘이동 능력’과 ‘조작 능력’의 두 축으로 정의하며 “인간의 정교한 작업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결국 조작 능력이 로봇의 핵심 경쟁력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로보티즈가 AI 워커를 다리가 없는 상반신 형태로 구현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김 대표는 “생성형 AI가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과 유사한 변화가 피지컬 AI 시장에서도 벌어질 것”이라며 “현재 피지컬 AI 시장은 몇 개월 단위로 혁신이 일어나는 치열한 속도전 중”이라고 덧붙였다.
피지컬 AI가 본격화되면 산업 생태계 전반의 재편도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대표는 “생성형 AI가 사람을 보조하는 수준이라면 피지컬 AI는 실제 육체적 능력까지 갖추는 만큼 대체 가능한 영역이 훨씬 넓다”며 “제조업 기반이 강한 한국에서는 물류와 같은 단순 작업부터 반도체, 자동차 용접 등 고도화된 공장 자동화 분야까지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