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와 강풍 속에 눈·비가 이어지면서 전국 도로에 ‘보이지 않는 살얼음’ 위험이 커지고 있다. 기상청의 ‘도로 살얼음 지도’에서 중부 주요 도로가 최고 위험 단계로 분류되며 블랙아이스가 대형 사고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기상청에 따르면 12일 오후부터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눈 또는 비가 이어지고, 밤사이 기온이 떨어지면서 도로 결빙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경기 북동부에는 2~7㎝, 강원 지역에는 3~8㎝의 눈이 쌓일 것으로 보이며, 서울에도 1㎝ 미만의 눈이 예보됐다. 강풍까지 겹치며 체감온도는 실제 기온보다 더 낮아질 전망이다.
블랙아이스가 특히 위험한 이유는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눈이나 두꺼운 빙판은 도로 색이 변해 인지가 가능하지만, 블랙아이스는 매연과 먼지가 섞여 아스팔트 위에 투명하게 코팅된 듯 얼어붙어 운전자가 결빙을 인식하지 못한 채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낮 동안 녹은 눈·비가 밤사이 다시 얼어붙는 조건에서 자주 발생하며, 기온이 영상이라도 도로 표면 온도가 영하로 내려가면 생길 수 있다.
이런 위험을 사전에 알리기 위한 ‘지도’도 이미 운영 중이다. 기상청 도로기상정보시스템의 ‘도로 살얼음 발생가능 정보’에 따르면, 현재 중부지방 주요 도로 상당수가 가장 높은 ‘위험’ 단계로 분류돼 있다. 이 시스템은 살얼음 발생 가능성을 안전·관심·주의·위험 등 4단계로 나눠 지도 형태로 제공하며, 사고가 반복되는 결빙 상습 구간도 함께 안내한다.
대표적인 결빙 상습 발생 지역으로는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64길, 경기도 부천시 까치울터널, 경기도 시흥시 국도 77호선, 부산 동래구 수안동 일대 등이 꼽힌다. 전문가들은 이 지도가 단순 참고용이 아니라, 겨울철에는 사실상 ‘사고 위험 지도’에 가깝다고 설명한다.
블랙아이스는 특히 교량 위, 터널 진·출입로, 수변도로, 응달 지역에서 자주 발생한다. 교량은 지열의 영향을 받지 못해 일반 도로보다 빨리 얼고, 터널 출구는 내부와 외부의 급격한 온도 차로 습기가 순간적으로 얼어붙기 쉽다. 강이나 호수 인근 도로 역시 습도가 높아 살얼음 발생 가능성이 크다.
한국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블랙아이스 사고는 출근 시간대인 오전 8~10시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사고 예방의 핵심은 감속이다. 결빙 위험 시간대에는 평소보다 속도를 최소 30~50% 줄이고, 차간 거리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내비게이션 앱을 통해 제공되는 ‘결빙 위험 구간’ 음성 안내가 나오면 즉시 속도를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