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이변은 없었다. 영화 부문에서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와 애니메이션 부문에서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그동안 점쳐왔던 주요 부문을 수상했기 때문이다.
11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스의 베벌리힐튼에서 열린 제8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폴 토마스 앤더슨이 작품·감독·각본상, 테야나 테일러가 여우 조연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했고, ‘케데헌’은 애니메이션 작품상과 주제가상을 수상했다.
지난 4일(현지 시간) 열린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 이어 골든 글로브에서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와 ‘케데헌'이 주요 부문을 수상하면서 3월 15일(현지 시간) 열리는 아카데미(오스카) 수상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골든 글로브는 오스카의 전초전으로 불리기 때문이다. 골든 글로브 수상이 그대로 오스카 수상으로 반드시 이어진 것은 아니지만 흐름을 크게 벗어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작품성과 흥행성에 있어서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를 비롯해 ‘케데헌’의 수상에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 이민 정책에 대한 자국 내 비판 여론이 높은 데다, K팝과 K콘텐츠로 대표되는 다양성이 거부감 없이 저변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고상에 해당되는 작품상을 오스카가 어떤 작품에 안기냐가 관전 포인트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반 이민 정책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오스카가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민자들을 탈출시키는 장면을 비롯해 다른 인종을 노골적으로 혐오하는 극단적 백인 우월주의자 모임 ‘크리스마스 모험가 클럽’ 설정 등이 트럼프 시대를 향한 날 선 풍자로 읽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매그놀리아·2000년)과 은곰상(데어 윌 비 블러드·2008년), 칸영화제 감독상(펀치 드렁크 러브·2002년), 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마스터·2012년)을 수상한 폴 토마스 앤더슨이 연출을 맡았으며, 컴퓨터그래픽(CG) 없이 촬영으로 구현한 액션 장면은 압도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까지 시상식의 성적을 보면 ‘케데헌’의 오스카 수상은 확실해 보인다. 다만 변수는 다양성 중에서도 문화에 대한 다양성에 높은 점수를 주느냐 다양성을 담은 메시지에 높은 점수를 주느냐에 따라 결과는 다를 수 있다. 문화적 다양성으로 치면 K팝과 K컬처를 소재로 한 ‘케데헌’이, 메시지 측면에서 다양성에 의미를 둔다면 혐오와 편견을 넘어서는 공존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작품을 택한다면 ‘주토피아2’가 우세하다. 여기에 ‘주토피아2’는 전통 극장 애니메이션 영화이고, ‘케데헌’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으로 전통 극장 영화는 아니라는 점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또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는 국제영화상 예비후보에 올랐다. 이번 골든 글로브에서는 뮤지컬·코미디 영화 부문 작품상, 비영어권 영화상, 남우주연상(이병헌) 등 3개 부문에 올랐지만 수상은 불발됐다.
최종 후보는 내년 1월 22일 발표된다.
오스카의 수상작은 일종의 메시지라고도 할 수 있다. 올해 오스카가 전 세게 영화팬들에게 보낼 메시지는 무엇일지 관심이 집중된다.
98회 오스카 시상식은 오는 3월 15일 오후 7시(현지 시간)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열린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난 오브라이언이 사회를 맡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