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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중
김세중 우리PE자산운용 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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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커피챗
4개의 칼럼 #재테크
  • AI가 혁신의 중심에 서 있다. AI를 통한 혁신이 업(業)의 본질에 근본적인 변화를 주고 있다. 기업은 AI를 단순한 효율성 제고를 넘어 새로운 가치창출 전략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분야별로도 AI는 자율주행, 의료 진단, 금융 분석, 콘텐츠 추천 등 다양한 영역에서 그 역할을 확장하고 있다. 이 모든 AI 시스템의 근본은 데이터에 있다. 이러한 연유로 AI시대에는 데이터를 생성하고, 저장하고, 처리하는 데이터센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기반 인프라를 제공한다.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에는 대규모 데이터셋과 높은 연산 능력이 필수적인데, 데이터센터의 고성능 컴퓨팅과 안정적인 네트워크가 이를 가능하게 한다. 세계 경제를 이끌고 있는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은 데이터센터 확장에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은 매년 막대한 규모의 자원을 데이터센터 건설과 운영에 투입하고 있다. 구글은 미국 내 데이터센터와 사무소에 수백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으며, 2030년까지 탄소 제로의 데이터센터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메타는 AI와 메타버스 기술을 지원하기 위해 데이터센터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아마존은 AWS를 통해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을 선도하며 전 세계 데이터센터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은 자체 AI 모델과 클라우드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것이다. 또한 AI 기술이 정교해질수록 연산 능력과 데이터 처리 요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전 세계 데이터센터 시장은 상당기간 동안 연평균 10% 이상의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필자가 속한 우리PE자산운용은 2024년부터 유럽 투자은행인 Natixis와 함께 글로벌 사모대출펀드를 운용 중이다. 최근 우리PE자산운용의 글로벌 사모대출펀드와 우리은행은 미국 데이터센터에 약 1500억원을 공동 투자했다. 미국 데이터센터가 글로벌 투자처로 떠오른 상태에서, 우리금융과 나틱시스가 시장 흐름을 선도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투자 대상인 애리조나 데이터센터(176MW 규모)와 버지니아 데이터센터(110MW 규모)는 하이퍼스케일 시설로, 글로벌 기술기업 아마존과 15년 동안 장기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북미 데이터센터는 클라우드 컴퓨팅과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로 인해 투자 가치가 상승하고 있는 분야다. 특히, 애리조나와 버지니아는 각각 서부와 동부의 주요 데이터 허브로 주목받고 있다. 버지니아 지역은 미국 내 데이터센터의 설립 및 운영이 가장 활발한 지역으로 공실률이 1%에 불과하다. 미국 동북부 및 유럽의 데이터 허브 역할을 수행 중이다. 애리조나 지역은 미국 내 6번째 규모의 데이터센터 시장이다. 인근 실리콘밸리 대비 저렴한 전력과 토지비용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국 데이터센터의 평균 공실률은 5%이지만, 피닉스 지역은 이보다 낮은 3% 수준이다. AI 시대를 맞아 데이터센터는 단순히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시설을 넘어, AI 기술과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글로벌 경제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와 같은 흐름 속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데이터센터의 역할이 확대되고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글로벌 투자자들은 AI 시대의 트렌드에 발맞춰 장기적으로 안정적 수익을 제공하는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늘리고 있다. 향후에도 투자자들은 글로벌 데이터센터 네트워크의 확대에 주목하며, 기술적 혁신과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투자전략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AI, 클라우드, IoT와 같은 신기술의 발전으로 데이터센터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며, 친환경 데이터센터와 지역별 특화 데이터센터는 새로운 투자 기회로 주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장기적 안목을 바탕으로 한 데이터센터 투자는 미래 기술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이 될 것이다.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2025.01.06 14:53:41
    AI시대의 글로벌 투자전략 : 데이터센터의 기회와 전망
  • 필자는 AI 포럼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AI 관련 스타트업, 학계, 연구단체, 법조계 종사자 등이 참여해 AI 기술의 트렌드, 제도변화, 실제 적용사례 등을 놓고 토론하며 정보를 교류한다. 이번 포럼에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화두로 등장했다. 보통 AI기술을 사업화 하는 촉망받는 스타트업 대표들이 현장감 있는 목소리를 들려주는 경우가 많다. 한 AI 스타트업 대표가 미국에서 펀딩을 하는데 미국 기업과 동일한 AI 기술임에도 불구하고 한국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대폭 평가절하되는 현실을 절감했다고 한다. 기술의 수준보다는 기술 사업화의 확장 가능성을 낮게 평가한 결과일 것이다. 한편으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이제 주식시장의 문턱을 넘어 전영역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의미심장한 지적이었다. 사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유통 금융시장에서 주로 언급됐다. 하루 이틀의 얘기는 아니다. 오래 전부터 주식시장에서는 ‘국장탈출은 지능순’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회자될 정도였다. 한국 주식시장은 주식의 본질가치 대비 가격적정성을 평가하는 기준인 PER, PBR 등 그 어떤 잣대를 들이대도 설명할 수 없을 정도의 저평가 상태인 지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원인은 불투명한 오너 중심 지배구조와 그 반대편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일반주주, 이를 바로잡지 못하는 제도와 정책 불확실성,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알려져 있다. 대책이 필요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 일본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한 한국식 밸류업 프로그램이 시행되어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탄핵정국 이후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밸류업 프로그램은 또다시 도전을 받고 있다. 이쯤 되면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한가지 처방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고질병처럼 느껴진다. 한국 증시가 디스카운트라면 미국 증시는 프리미엄 상태이다. 미국 증시는 나스닥을 중심으로 역사적 고점을 연일 경신할 정도로 강세국면이다. 강력한 경제 성장이 뒷받침하고 있다. 금리인하 속도를 재조정해야 할 정도로 성장 모멘텀이 강하다. AI 등 신기술 이니셔티브는 경쟁자가 없을 정도로 위압적이다. 미국 증시가 전세계 증시 중에서 매우 높은 밸류에이션 대접을 받고 있는 이유다. 역사적으로도 지금의 미국 증시는 특출하다. PER 기준 프리미엄일 뿐만 아니라 글로벌 GDP 대비 미국 주식시장 시가총액 기준으로 보더라도 역사적 평균 수준을 훨씬 초과하고 있다. 그나마 비교 가능한 시기는 90년대의 미국 증시이다. 당시 인터넷 혁명을 기치로 신경제 붐을 일으킨 결과 미국증시가 급팽창했다. 90년대나 지금 모두 미국 GDP의 글로벌 비중은 25% 내외로 유사하다. 하지만 미국 증시의 글로벌 시가총액 비중은 90년대에 30~35% 전후였는데 비해 지금은 45~50% 수준이다. 미국내 시가총액 비중이 35%를 넘어설 정도로 ‘매크니피슨트7’ 기업들이 지금의 상승을 주도했는데, 이들은 대부분 AI와 관련성이 높다. 성장 기대가 큰 AI 주도의 미국 증시는 불안하나 강력하다.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성장 기대를 견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은행이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과 향후 전망’에서 진단한 바와 우리경제의 잠재성장률은 지속적인 하락이 예상된다.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와 성숙기 진입에 따른 투자 둔화 등으로 추락하는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길은 혁신에 의한 총요소생산성 향상이 유일하다. 90년대에 자유무역이라는 이름 하에 이머징마켓을 개방하여 글로벌 공급망 체계를 만들고 그 밸류체인의 정점에서 수혜를 누려온 미국이 이제는 관세를 무기로 보호주의로 전환하고 있다. 확장일로의 글로벌 공급망 생태계 속에서 대기업 중심의 패스트팔로우 전략으로 경쟁력을 보여온 우리경제가 보호무역주의와 반쪽짜리 글로벌 공급망 환경에서는 그 설자리를 점점 잃게 될 우려가 크다. 밸류업 프로그램에서 의도하는 바와 같이 자사주 소각 등을 통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여 밸류에이션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효과는 제한적이다. 장기적으로 유망 기술기업을 적극 육성하고 이를 대기업에 접목시켜 새로운 성장엔진을 장착하고 성장 기대를 높여야 진정한 밸류업을 만들어 낼 수 있다. 2000년 이후 한국증시 시가총액 1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부진을 목도하는 현실에서 AI 스타트업 대표를 통해 듣게 된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확산은 우리 경제 및 금융시장에 심각한 경종이다. 디스카운트와 프리미엄이 뒤바뀌는 글로벌 균형추가 작동하기 시작할 때 성장기대가 있는 나라에 투자하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AI 등 기술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유기적 결합이 성장기대와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2024.12.22 08:07:03
    AI시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극복하는 방법
  • 한국 금융시장이 급박하게 요동치고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이다. 정치, 경제, 금융시장 관계는 선후행 및 주종 구별이 명확하지 않지만 극단은 유아독존을 불가능하게 한다. 지금은 금융이 극단처럼 보이는 정치의 눈치를 보고 있다. 다행히 우리에게는 커닝 페이퍼(cheat sheet)가 있다. 정확히 8년전, 미국은 트럼프 허니문, 한국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슈에 매몰돼 있었다. 당시 금융시장은 날씨만큼 살얼음판이었지만 실제 모습은 안정적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한국경제의 장기부진이 정치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고, 탄핵 이슈는 정치적 교착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로 치환되었던 것 같다.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심리적 기제는 오래가지 않고 가더라도 개인의 생각과 반대의 결과를 종종 낳는다. 그래서 신선놀음이 아니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장기 기관투자자 관점에서 본 자산배분 전략과 제도변화가 이번 칼럼의 화두다. 필자는 얼마전 여의도에서 공적연기금의 전현직 CIO 2인, 자산운용사 대표 등과 점심을 함께 하는 자리를 가졌다. 필자에게 전직 공적연금 CIO가 본인의 박사학위 논문 책자본을 선물로 주었다. 논문은 공적연기금의 자산배분 및 목표수익률 설정방법 등에 깊은 통찰력을 담고 있었다. 갑자기 한정식집의 점심 메뉴가 바뀐 느낌이었다. 공적연기금의 해외 운용사례, 자산배분 모형, 장기목표 수익률 설정 방법 등이 대화의 메뉴가 되었다. 각자의 경험과 생각을 토대로 자산배분에 관한 논의를 이어갔다. 공적 연기금의 장기 자산배분에 있어 중요한 화두는 정치 불확실성보다는 우리 경제의 장기성장 모멘텀에 영향을 주는 고령화 같은 이슈다. 한국의 빠른 고령화에는 기대수명 증가와 저출산이 한몫을 했다. 특히 고령인구 비중 증가속도를 결정하는 변수 중 하나가 낮은 출산율이다. 장기 기관투자자들은 출산율 변화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세계적 최하위권이고 인구감소의 속도를 걱정하게 만든다. 필자는 최근에 회자된 유명 배우의 비혼출산이 낮은 합계출산율을 높이는 제도적 변화의 계기가 될 지 주목하고 있다. 합계출산율은 15세부터 49세까지 가임여성의 연령대별 출생률을 합산한다. 그 정의가 말해주듯 비혼이거나, 만혼이면 합계출산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유교적 정서가 강한 한국에서 결혼가정의 연령대별 출산율은 비교적 낮지않을 것이다. 비혼과 만혼 증가가 낮은 합계출산율을 만든다. 결혼을 장려하는 다양한 정부정책에도 출산율 반응이 미미한 상황이다. 유명 배우가 쏘아 올린 ‘비혼출산의 공’이 한국사회에서 어디로 튈 지 장기투자자들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고령화 대비 장기투자기관의 자산배분 변화도 이슈다. 고령화 덕(?)에 한국 금융자산은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그 중에도 장기자산이 증가세를 주도했다. 수명 연장에 대비하여 연기금이나 보험 상품 의존도가 높아졌다. 20년 전, 65세 이상의 인구비중이 8.3%일때 국민연금은 100조원 수준이었다. 23년말 그 비중이 18.4%로 치솟을 때 국민연금 자산규모는 1,035조원으로 불어났다. 이 밖에도 보험자산, 퇴직연금 등을 포함한 전체 금융자산은 기록적으로 성장했다. 장기투자기관들은 고령화 부채 매칭용으로 안정적 현금흐름을 장기간 수취가 가능한 장기채권, 대체자산 등을 집중적으로 늘려 대응해왔다. 여기서 고민거리는 장투기관 자산배분에서 PE(Private Equity)/VC(Venture Capital) 비중이 작다는 사실이다. 국내 장투기관의 PE/VC 등 사모투자 비중은 낮은 편이다. 장기채권과 부동산, 인프라 등 대체자산으로 매칭하고 있지만, 그것이 장기자산인 PE/VC로는 확장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비해 미국 연기금은 PE/VC 비중을 늘리면서 자산분산 효과와 고수익을 동시 향유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예일대학 사례가 있다. 예일대학은 자산배분에서 PE/VC 비중을 20% 이상으로 높여 운영한다. 전체 자산수익률이 월등하다. 이러한 성과는 주요 기관투자자들에게 벤치마킹 돼 확산됐다. 연기금의 운용수익률 상승이 미국 은퇴자의 보루가 되고 있다. 고령화 대비 목적이라면 안정적 자산운용이 최우선이다. 고령화와 위험자산은 상극처럼 인식된다. 고령 개인은 필요기반 소비를 하기 때문에 무리한 고수익보다는 하방리스크를 막는데 중점을 둔다. 모든 개인이 안정추구에 집중하면 전체 수익률은 하락 압력을 받는다. 고령화 대비 개인의 최적화 선택이 역설적 총합 결과를 만든다. 구성의 오류(fallacy of composition)이다. 안정적 자산증가를 위한 전체적 관점의 설계가 필요하다. 보유기간이 장기화된다면 위험자산이 가지는 변동성이 줄어든다. 장기투자에 따른 변동성 제어로 PE/VC의 높은 기대수익률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TDF와 같은 은퇴자 대비용 자산배분에서 은퇴 예상 기간이 멀수록 주식비중을 높이는 이치와 같다. 보험, 은행 자산운용에서 위험자산과 비유동성 자산은 높은 위험계수를 적용 받고 있다. PE/VC 자산배분 비중 확대를 어렵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다. 장기투자는 시간분산과 펀더멘털로 변동성을 극복하게 만드는 마법을 보인다. 장기자산일수록 위험계수를 낮추는 제도변화로 구성의 오류를 벗어날 필요가 있다. 그래야 고령화 사회의 미래가 보인다.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2024.12.07 08:00:00
    정치적 불확실성과 고령화 시대의 자산배분 전략 : 구성의 오류 벗어나야
  • 필자는 여의도 생활을 정확히 30년째 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 금융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는 여의도에서 증권회사, 보험회사, 자산운용사 및 은행계열 사모전문회사에서 각각 애널리스트, 자산배분가, 펀드메니저로 일해왔다. 30년 근무기간 중 3년 동안은 정책금융기관인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서 스타트업 투자업무를 총괄했다. 민간금융기관과 공공기관, 애널리스트와 펀드메니저 등 경력이 다채로워 보이지만 한가지 변하지 않는 것은 투자와 관련된 업무를 일관되게 했다는 점이다. 만나는 사람이 비교적 다양하지만 대화의 소재로서 투자가 빠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김세중의 ‘여의도 커피챗’은 필자가 여의도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나눈 대화 속에서 소재를 끌어내 독자와 소통하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한다. 소재의 원천이 점심식사 자리가 될 수도 있고, 때로는 술이 곁들인 저녁자리가 될 수도 있다. 필자가 소속된 회사에서 대표이사가 주재하는 주요 임원진과 나누는 가벼운 티미팅일 수도 있다. 직원이 업무적으로 또는 재테크 차원에서 금융자산 투자에 대해 문의하는 것도 포함된다. 주요 연기금, 은행, 보험, 정책기관 등과의 커피좌담이 소재 원천이 되기도 할 것이다. 각양각색의 다중 소통방식이지만 법인 및 개인정보 보호는 철통이고 주제는 투자, 또는 그 주변 얘기로 국한한다. 요새 여의도는 바쁘다. 올 한해 사업계획을 마무리하고 평가도 받아야 한다. 회사도 그렇고 개인도 마찬가지이다. 올 한 해의 성과만 다루지 않는다. 계속기업으로서 올 한해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도에 더욱 성장하기 위한 플랜을 동시에 짜야 한다. 사업계획을 작성하기 위한 첫출발이 내년도 경제 및 금융시장 환경에 대한 밑그림 짜기다. 우리PE자산운용도 미국 대선 바로 직전에 국내저명한 이코노미스트를 초빙하여 25년도 경제전망, 금융업권별 주요 이슈와 비즈니스 환경에 대해 듣고 브레인스토밍하는 시간을 가졌다. 강사의 견해를 요약하면 1) 25년 글로벌 경제는 미국과 중국의 성장이 둔화되겠으나, 유로존 경기개선, 인도-아세안 등 신흥국의 고성장에 힘입어 세계경제성장률이 24년 3.2%에서 3.3%로 소폭 개선될 것이다. 국내 경제는 고물가-고금리 부담이 완화되며 내수가 개선되겠지만, 반도체 및 자동차 등 주력품목의 수출 신장세가 둔화되며 24년 2.5%에서 25년에는 2.0%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공급측에서의 국제유가 하락, 수요측에서의 경기둔화 등으로 물가압력이 동반 완화되어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부터 시작된 연준의 금리인하 사이클은 미국 경기연착륙을 지원하기 위한 성격이 크다는 점에서 국내 금융시장에 우호적으로 전망했다. 업권별로는 내년도 금리하락 등으로 카드-캐피털-증권업 실적은 개선되고, 은행-자산운용-보험업은 중립적이고, 부동산신탁-저축은행은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필자의 의문은 트럼트가 당선되었을 때 경제에 미치는 파장과 관련된 것이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우려했던 내용이다. 라가르드는 9월 IMF 연차총회 연설에서 100년 전 미국의 대공황과 같은 상황이 재현될 우려가 있다고 진단한 적이 있다. 그 당시 대공황은 여러가지 원인이 결합되어 발생했지만 1920년대 이후 자동차, 가전 등 신기술에 의한 공급확대가 유효수요를 크게 초과한 결과이고, 경쟁국에 대한 고율관세 부가로 외부 수요로도 부족분을 해결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중국에 대한 고율관세를 줄기차게 주장하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과 데이터센터를 포함한 AI 관련 투자 속도를 감안하면 유사성이 아른거린다. AI 산업의 성장에 따라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데이터센터 등 AI 관련 투자속도를 보면 두려움을 야기할 정도다. 데이터 처리 방법이 전기나 열을 수반하지 않는 인간 뇌의 데이터처리 방식과 유사하게 발전한다면 지금의 데이터센터 처리방식은 수익성 우려를 야기하며 공급과잉으로 귀결될 수 있다.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는 트럼프의 행정부 각료 인선 내용을 보면 단순한 수사를 넘어 추진 가능성이 한층 가까워진다. 이러한 우려를 희석시키는 요소도 있다. 라가르드 역시 당시의 금본위제와 다른 현재의 유연한 중앙은행 통화정책 수행능력에서 희망을 찾았다. 무엇보다 트럼프 지근거리에 있는 일론 머스크의 등장이다. 1기 트럼프 행정부와 가장 다른 특징이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중국을 압박하는 과정에서 글로벌 공급망 교란을 야기하며 국가간 환율전쟁이나 인플레이션 압력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미국의 고금리 수준이 지속되면 재정적자도 가일층 부담이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등장한 머스크의 아이디어가 행정부 효율화, 규제완화, 전기차 등 신재생 정책, 새로운 수요 확장요소인 우주항공 등을 통해 이른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치트키가 될 수 있다. 트럼트가 당선되고 나서 미국 금융시장은 우려와 달리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를 즐기고 있다. 대한민국의 많은 투자자들이 해외, 특히 미국 시장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트레이드의 지속 가능성은 매우 중요하다. 트럼프식 미국 우선주의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머스크가 트럼프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오래 유지한다면 대공황, 또는 트럼프 커렉션(correction, 트럼프 트레이드에 대한 반작용) 우려를 크게 완화시켜 줄 것이다.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둘 사이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돌출변수에 의해 흔들릴 위험이 계속 내재한다는 점이다. 라가르드식 최악의 가정이나 최소한 트럼프 커렉션을 피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돌출행동으로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는 캐릭터 간에 형성된 전략적 동맹관계가 외줄타기로 변하지 않길 기도해야 한다.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2024.11.26 07:47:44
    여의도에서 본 트럼프 트레이드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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