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 수출이 선박, 자동차, 반도체 등을 제치고 올 상반기 우리나라 수출품목 1위에 올랐다. 석유제품이 반기 기준 수출품목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일 한국석유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석유제품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5% 증가한 272억7,800만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상반기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2,753억8,800만 달러)의 9.9%에 달하는 규모로 선박류(9.3%), 자동차(9.1%), 반도체(8.8%), 일반기계(8.8%)를 모두 제쳤다.
우리나라의 석유제품 수출은 지난 2006년 처음으로 200억 달러를 넘은 뒤 2009년 229억6,500만 달러(9위), 2010년 314억9,000만 달러(6위), 2011년 516억8,100만 달러(2위)로 7년째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선박에 이어 수출액 2위에 오르며 우리나라의 대표 수출품목으로 자리매김했다.
올 상반기 석유제품 수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유가 상승에 따라 석유제품 수출단가가 오른데다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대 EU 수출이 전년보다 24%나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협회는 분석했다.
실제로 올 상반기 두바이유 배럴당 평균가격은 126.2달러로 지난해 상반기 117.8달러보다 7.1% 상승하면서 석유제품 단가도 함께 올랐다. 수출 물량은 올해 1∼5월 1억7,000만 배럴로 전년 동기 1억6,300만 배럴보다 4% 늘어났다. 휘발유, 등유, 경유, 항공유, 나프타 등 고부가가치의 경질유 수출 비중은 85.9%였다.
수출비중을 국가별로 살펴보면 중국이 26.9%로 가장 많았고 일본(14.7%), 싱가포르(14.5%), 인도네시아(11.2%), 호주(5.7%), 대만(4.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등 산유국으로의 수출을 통해 원유는 수입하지만 품질 좋은 기름으로 가공해 산유국에 되파는 국내 정유사의 경쟁력을 입증해 보였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아시아지역 내 수출액은 총 192억 달러로 전체 수출의 89.5%를 차지했다"며 "특히 중국, 일본, 호주, 대만 등으로의 수출이 많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