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금융지주사, 생보사에 왜 군침 흘리나

"규모 작고 새 성장동력 가능"<br>신한·KB 등 적극 인수 나서<br>생보 M&A 경쟁 가열될 듯


국내 금융시장을 주도하는 곳은 금융지주회사다. 은행을 비롯해 증권ㆍ보험ㆍ저축은행 등 금융 관련 계열사를 두루 두고 있어 외형만을 놓고 보면 확실한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그럼에도 금융지주회사 회장들은 최근 "생명보험사 인수에 관심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5일 "ING생명을 인수하기 위해 제안을 했지만 거절당했다"고 털어놓았다. 마땅한 매물만 있으면 언제든 인수합병(M&A)에 나설 수 있다는 것. 한동우 신한지주 회장 역시 "재정 상태가 괜찮아지는 2년 뒤에는 보험사를 인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은 당장 금융지주회사가 생명보험사를 M&A하기 위해 경쟁에 뛰어들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금융지주회장들이 생보사 인수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계열사로 두고 있는 생보사들의 규모가 크지 않다는 데 있다. 4월 말 현재 5대 금융지주회사의 보험계열사가 갖고 있는 총자산을 합치면 31조원가량 된다. 이는 업계 1위인 삼성생명(약 147조원)의 5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2위인 교보생명(약 58조원)과 비교해도 절반을 살짝 웃돈다. 더구나 이들 5대 금융지주의 생명보험 총자산 합계는 업계 4위다. 그나마 신한생명의 총자산이 12조원으로 체면을 유지할 뿐 나머지는 모두 10조원을 밑돈다. 금융지주회사의 한 고위 관계자는 "금융지주 위상을 놓고 볼 때 생명보험 계열사들의 규모가 작다는 점에서 지주 회장들이 M&A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간 M&A를 통해 은행 부문은 충분히 덩치를 키웠는데 여전히 금융시장의 큰 비중을 차지고 있는 생명보험에서 다소 뒤처진다는 것이다. 지주 계열사 간의 시너지를 발휘하도록 해야 하는데 은행 편중이 너무 심해 종합전략을 짜는 데 적합하지 않다는 고민도 있다. 실제 23개 생명보험사 가운데 신한생명이 8위를 기록하고 있을 뿐 KDB생명 12위, KB생명 15위, 우리아비바생명 18위, 하나HSBC생명 19위를 기록하고 있다. 다른 지주회사 관계자는 "지주회사 대부분이 은행 중심으로 자산이 형성돼 있다"면서 "이를 바꿔야 제대로 된 포트폴리오가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욕심을 채울 물건이 많지 않다는 것이 회장들의 고민이다. 지주회사 관계자는 "솔직히 매물로 나온 것들이 없을뿐더러 매물로 나와도 규모가 너무 작아 M&A가 그리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