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아직은 어색한 박근혜와 홍준표

6일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 리조트에 온 3,000여명 중에 동계올림픽 유치와 다른 이유로 주목 받는 두 사람이 있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홍준표 신임 한나라당 대표다. 현재로서는 두 사람은 2012년 대선에서 각각 대선후보와 당 대표로 손잡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 두 사람이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나란히 앉았으니 눈길이 쏠릴 만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두 사람은 아직 어색해 보였다. 이날 박 전 대표와 홍 대표는 처음에 만나 인사한 것 외엔 제대로 이야기를 주고받지 않았다. 이들은 축하무대에도 갔지만 공교롭게 홍 대표,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 박 전 대표 순으로 자리가 배정돼 있었다. 그마저 홍 대표가 자리를 비워놓아 두 사람이 대화할 기회는 없었다. 박 전 대표는 자신이 입은 붉은 재킷을 가리켜 붉은 넥타이만 매는 홍 대표와 연관 짓자 "무슨 그런 질문을 하느냐" 며 핀잔 섞인 답변을 하기도 했다. 기자가 본 두 사람은 아직 상호협력이나 연대보다는 각자의 세력에 더 신경을 쓰는 듯 했다. 두 사람은 당권과 대권이라는 서로 다른 이해관계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이다. 뚜렷한 계파가 없던 홍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친박계 의원 다수의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취임 이후 홍 대표의 계파 해체론은 친박계가 인위적이라고 반박했다. 홍 대표도 역시 박 전 대표에 관한 질문이 나오면 '내가 한나라당 당 대표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두 사람은 공통점도 많다. 영남에서 태어나 지역균형발전을 강조해왔고 구태정치 타파를 주장하는 정치권의 선구자들이다. 언제나 수첩을 들고 다니며 메모하는 습관도 같다. 더구나 같은 당에 몸담고 있는 두 사람이 불화하는 것은 또 다른 의미의 당 내분으로 국민을 피곤하게 한다. 이날 두 사람은 평창 유치가 확정되는 순간에야 활짝 웃으며 악수했다. 앞으로 두 사람이 다시 웃을 수 있을 지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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