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포화·불량고객정리로 5,6월 잇따라 줄어/SK텔레콤·서울이통 3만여명, 나래 2만여명등수도권 무선호출 서비스 총 가입자가 처음으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나래이동통신·서울이동통신 등 수도권 3개 무선호출 서비스사업자의 총 가입자가 지난 5월과 6월 연달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의 총 가입자는 지난 5월 2백97만7천명으로 4월에 비해 3만여명 줄었다. 이 회사는 『6월 가입자는 5월과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말해 무선호출 가입자수가 하강세를 타고 있음을 인정했다.
나래이동통신도 5월 가입자가 2만여명 준데 이어 6월에도 4천여명 줄어들었다. 서울이동통신 역시 5월에만 3만여명의 가입자가 떨어져 나갔다. 이 회사의 경우 6월 가입자는 2천여명 감소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한두 업체의 가입자수가 줄어든 적은 있었지만 3개 업체 가입자가 함께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모두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3년동안 매달 큰 폭으로 늘어나던 무선호출 신규 가입자도 올들어 증가세가 꺾이며 가입 해지자 수준을 밑돌고 있어 가입자 감소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무선호출 가입자가 현재 1천3백60여만명에 이를만큼 시장이 포화된 점을 가입자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가입할 사람은 대부분 가입한 만큼 더이상 틈새시장이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각 업체들이 불량 가입자들을 대폭 정리한 것이 가입자 감소를 앞당겼다고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각 업체들이 지난 몇 달동안 요금을 내지 않는 이른바 불량 가입자를 대량으로 정리했다』며 『불량 가입자는 외형만 불릴뿐 적자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모두 깨달았기 때문에 앞으로 지나친 가입자 유치행사는 벌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무선호출 업체들은 각 대리점에 「현재 가입자만 유지하라」는 지침을 내려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5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해피텔레콤이 관계사 등의 법인 가입자(회사에서 요금을 내주는 무선호출 가입자)를 비롯해 지금까지 6만명이 넘는 신규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것도 기존 업체들이 부진한 하나의 이유다.
또 SK텔레콤은 디지털 휴대폰, 서울·나래이통은 시티폰 서비스에 힘을 쏟고 있어 사실상 무선호출 서비스에 신경쓸 여력이 없는 점도 가입자 감소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대리점에 제공하는 판매장려금 대부분을 무선호출에서 다른 이동통신 서비스로 옮긴지 오래』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달부터 고속삐삐 서비스, 8월에는 전국로밍서비스가 시작되는 만큼 다시 한번 삐삐 바람이 불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개인휴대통신(PCS) 등 다른 첨단 이동통신 서비스에 밀려 그동안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던 무선호출 시대는 이제 서서히 저물어 가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김상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