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내년 항공산업규제 철폐 앞두고 유럽 항공사 시장경쟁 치열

◎소규모 창업기업서 요금할인 내세워 공세/기존 대형사 등 신규노선 개척 등 방어 부심97년 4월로 예정된 유럽연합(EU)의 항공산업 규제 철폐를 앞두고 유럽 각 항공사간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역내 단거리 노선을 겨냥한 소규모 창업기업들이 기존 항공요금에 비해 현저히 낮은 요금으로 가격 공세를 펼치고 있으며 브리티시에어웨이(BA), 네덜란드의 KLM, 루프트한자, 스웨덴의 SAS 등 기존 대형사들도 시장점유율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갖은 노력을 펼치고 있다. 항공사간 경쟁은 요금인하부터 시작됐다. 실제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는 신설항공사 데본에어는 최근 런던­코펜하겐간 요금을 80­1백46달러선에 제시했다. 이는 BA의 2백87­6백83달러, SAS의 2백87­6백83달러에 비하면 거의 4분의 1 수준이다. 여기다 또다른 창업기업인 이지제트는 런던­암스테르담의 편도 요금을 58달러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제시해 유럽 항공업계에 파문을 일으켰다. 신설항공사들이 항공요금을 파격적으로 내릴수 있는 가장 큰 비법은 아웃소싱. 항공기의 대부분을 리스형태로 빌렸을 뿐 아니라 항공기수리점검과 티켓팅 등 주요업무를 전문업체에 하청형태로 내줘 불필요한 비용을 최대한 줄이는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비록 93년이후 신설된 80여 항공사중 20개만 살아남았지만 신설항공사들의 가격인하공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때문에 유럽의 대형항공사들도 대양노선등 장거리노선에만 전념하고 EU역내 노선은 신설항공사에 넘겨줘야 할 형편이다. 신설항공사의 공세에 시달리고 있는 대형사들의 고민도 크다. 전면적인 규제완화에 대비, 적극적인 「군살빼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9월 BA가, 또 11월에는 KLM이 감원, 주요업무 하청전환 등을 포함한 대대적인 구조재조정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군살빼기뿐만 아니라 시장개방을 앞두고 인접국가의 지역노선을 개척하는 등으로 시장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루프트한자는 지난 1월 뮌헨­마르세이유노선을 개발한데 이어 최근에는 프랑스의 보르도를 연결하는 노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또 BA의 경우 최근 파산한 프랑스의 에어 리베르테를 인수, 기존 자회사인 TAT와 통합해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항공노선 공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알리탈리아, 이베리아, 올림픽 등 소형 항공사들도 대형사들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대형항공사들의 가장 큰 위협은 신설항공사들이다. 유럽역내노선중 단지 6%만이 3개 이상의 항공사가 취항하고 있을뿐 나머지는 1개 혹은 2개 항공사만이 취항해온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규제가 풀릴 경우 대형사들이 그동안 누려오던 독점이윤은 신설항공사들의 잇따른 진출로 무너질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항공산업의 전면적인 규제완화를 목전에 앞둔 유럽항공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온종훈>

관련기사



온종훈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