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한보수사/이철수 전 행장 등 오늘부터 소환한보사태를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최병국 검사장)는 31일 한보그룹 정태수 총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부정수표단속법·신용상호금고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또 한보철강 정일기·홍태선 전 사장과 한보상호신용금고 이신영 사장을 부정수표단속법 위반 등으로 일단 입건했으며 보강수사를 거쳐 구속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정 총회장이 한보철강 시설자금으로 대출받은 돈을 빼돌려 수천억원의 비자금을 조성, 정치인과 은행장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잡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관련기사 2·22면>
서울구치소에 재수감된 이철수 전 제일은행장과 이형구 전 산업은행총재등 4개 은행 전·현직 은행장들은 1일부터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정씨가 계열사별로 비자금조성을 지시, 한보철강의 경우 매년 3백억원씩 조성해 J은행 대치동지점 등 4곳에 한보계열사나 임직원 명의로 예치해왔다는 제보를 입수, 확인작업에 나섰다.
정 총회장은 한보철강이 부도나기 직전인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0일까지 갚을 능력이 없는데도 4백6차례에 걸쳐 2천2백54억여원의 융통어음을 남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또 한보철강 정·홍 전 사장 등 경영진 명의로 5백35억여원의 당좌수표를 부도내고 한보상호신용금고로부터 출자자 대출한도규정을 어기고 4백33억원을 불법 대출했다는 것이다.
검찰조사결과 정씨는 지난 94년이후 13개 계열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일부 대출자금을 인수비용으로 빼돌린 것으로 밝혀졌다. 정씨는 특히 지난해 3월 처남 이도상씨를 통해 세양선박을 1백50억원에 인수하는 등 1천억∼2천억원의 대출금을 기업인수에 변칙 유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한보측이 밝힌 한보철강의 총투자액 5조7천억원중 3조원만이 시설투자 등에 쓰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나머지 자금은 계열사 인수 및 로비 자금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검찰은 정치권에 제공한 자금의 정확한 액수와 대상 정치인에 대한 확인작업을 벌인 뒤 이르면 다음주 초부터 관련 정치인들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성종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