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금융위원장 말 안 먹히네"

사업성 좋은 PF 지원 당부했지만 시장은 냉담<br>울트라건설 서초 보금자리 PF<br>대한주택 대출금 80% 보증 불구<br>시중銀 참여 꺼려…2금융권도 난색

'금융위원장 말도 안 먹히네.' 최근 금융당국이 사업성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금융권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 3월부터 울트라건설의 서초동 보금자리주택 PF을 공동대출로 추진하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해당 사업장은 강남에 자리한데다 대한주택보증이 대출금의 80%를 보증해주고 나머지는 울트라건설이 떠안는 구조를 갖고 있다. 위치가 좋은데다 돈을 떼일 염려도 적은 우량 사업장인 셈이다. 국민은행은 사업성을 감안해 2,500억원 규모의 PF 중 1,000억원을 스스로 맡고 나머지 1,500억원을 다른 은행에 나눠주려 했다. 하지만 타은행의 반응은 국민은행의 기대와 전혀 달랐다. 은행들은 대한주택보증은 믿을 수 있지만 건설사가 부담하는 20%를 못 믿겠다는 반응이다. 결국 PF는 아직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 해당 PF 사업의 한 관계자는 "3월 LIG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후 PF 시장이 완전히 얼어붙었다"며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은행들에 PF 지원을 해주라고 했지만 시장에서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성에 대한 판단이 조금씩 다를 수 있겠지만 일부 은행들은 은행 차원에서 PF 취급을 아예 꺼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18일 금융지주 회장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사업성이 좋은 PF는 적극 지원해달라"고 강조했지만 시장은 꿈쩍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제2금융권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국민은행은 은행권에서 공동대출자를 찾지 못하자 2금융권으로 눈을 돌렸지만 이마저도 구하지 못하고 있다. 저축은행은 부동산과 PF 대출규제 때문에 신규 PF 사업은 꿈도 못 꾸고 있다. 또 다른 2금융권 회사들도 PF 줄이기에 여념이 없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울트라건설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토지구입자금을 납부하지 못해 애만 태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사업성이 괜찮은 PF 사업장은 은행들이 적극 나서야 건설사도 살고 금융기관도 살 수 있다"며 "특히 저축은행이 괜찮은 PF 사업에는 참여해야 수익을 내서 위기를 이겨낼 수 있을 텐데 너무 규제 일변도로 나가는 것은 오히려 저축은행에 해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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