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강 부총리·김 경제수석 청와대에 “희망적” 보고

◎“경제 곳곳 개선징후… 고비 넘겼나”/은행 외화차입조건 「한보사태」 전으로 회복/무역적자 예상보다 양호… 수출도 다소 활기끝없이 추락하던 한국경제가 이제 위기를 벗어나고 있는 것일까. 재경원, 청와대 등 정부관계자들은 1·4분기를 넘기면서 국제수지, 외채, 외환시장의 불안 등 우리경제의 위기요인들이 일제히 개선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하며 일단 희망적인 관측을 하고 있다. 강경식 경제부총리와 김인호 청와대경제수석은 지난 2일과 3일 각각 이같은 우리경제의 변화조짐을 김영삼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우선 발등의 불이었던 외환수급이 한 고비를 넘겼다는 것이다. 은행권이 외환조달의 가장 큰 고비로 여겼던 3월말을 무사히 넘겼으며 단기외환의 차입조건도 호전되고 있다. 지난 3월말에는 일본계 은행들이 결산기를 맞아 대여자금을 회수하고 유럽계 은행들이 부활절 휴가로 문을 닫아 국내은행들의 외환조달 여건이 최악이었다. 국제수지 적자누적에 한보사태로 인한 국내 은행들의 신용도 저하가 겹쳐 외환사정이 위기상황이었던 것. 그러나 정작 3월31일 국내 은행들의 단기외환차입 평균금리는 리보(Libor·런던은행간 금리)에 0.38%를 더한 수준으로 10여일 전보다 0.03%포인트 하락했다. 외환수급이 악화될수록 늘어나는 하루짜리 외환차입규모도 은행별로 열흘전 3억∼4억달러였던 것이 3월말에는 절반수준으로 줄었다. 여기에는 한국은행의 외환공급(10억달러 규모)이 큰 역할을 했으며 한국에 대한 국제신용도도 한보사태 직후보다는 다소 나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자본시장개방을 조기 확대키로 해 다른 돌발 변수가 없는 한 위기는 일단 넘긴 것으로 정부관계자들은 분석했다. 외환위기의 근본원인이 된 국제수지적자도 예상보다 폭이 크지 않은데다 수출입지표가 개선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당국은 당초 3월까지 무역수지 적자를 80억달러 이내로만 막으면 연간관리목표(경상수지적자 1백60억∼1백70억달러)를 달성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3월까지 무역수지 적자폭은 74억3천만달러. 예상보다 좋은 여건이 형성되고 있다. 당국자들은 무역수지가 반도체가격의 상승세 반전과 국제원유가의 안정세, 그리고 반도체이외 품목의 수출회복세 때문에 올들어 시간이 지날수록 개선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1월에 34억달러였던 무역적자는 3월에는 18억7천만달러로 줄었다. 16메가D램의 경우 지난 1월중 개당 5.5달러까지 가격이 하락했다가 3월말에는 11달러수준으로 상승했다. 원유는 1·4분기 수입평균가격이 배럴당 22.3달러로 지난해 같은기간(18.3달러)보다 다소 높았으나 3월말께의 도입가는 18달러수준을 유지하는 등 하향안정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한편 정부관계자들은 경상수지가 앞으로 더 악화되지 않고 개선되는 방향으로만 간다면 외채문제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징후는 우리경제의 경쟁력강화를 바탕으로 한 것인지 또는 일시적인 개선인지 더 지켜보야야 할 것으로 보인다.<우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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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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