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선경그룹:1/21세기 대비 새경영전략(한국기업의 21세기 비전)

◎위성·통신·유전 지구촌 6등분 사업다각 승부/“이젠 단순품만으론 국제경쟁무대서 낙오” 판단/지역본부 「싱크탱크」역할 강화 성과극대화 추진/「그룹 해외정보망」도 구축… 시장동향 등 활발 교환/중·동남아 진출 특히 신경… “과감 투자·합작” 특명『우물안 개구리식의 사고방식을 떨쳐버리지 않고서는 무한경쟁시대의 21세기를 헤쳐 나갈수 없다. 범세계적인 판매·생산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기초기술개발에 총력을 기울이지 않고서는 국제경제무대에서 낙오될수 밖에 없다.』 최근 재계의 위기의식을 한마디로 축약한 말이다. 지구촌이 하나의 시장으로 형성돼 국경개념이 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까지 우리 경제성장의 견인차역할을 했던 단순제품생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절실히 느끼고 있는 것이다. 각 그룹의 올 경영키워드가 「세계화」로 집약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주요기업들이 세계시장을 하나로 묶는 네트워크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도 바로 이같은 배경에서다. 선경그룹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다른 그룹에 비해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세계화만이 살 길」이라고 인식하고 이를위해 다각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그동안 계열사별로 추진해온 해외투자계획을 그룹차원의 세계화전략으로 통합, 체계적으로 추진하기로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세계화전략을 단순히 계열사에만 맡기는 것이 아니라 그룹차원에서 직접 챙겨 시너지효과를 극대화 하겠다는 생각이다. 선경그룹이 추구하는 세계화전략은 크게 두가지로 집약된다. 종합에너지·화학그룹답게 그동안 국내에서 이룩한 석유화학사업의 수직계열화를 해외에서도 구축하고, 21세기 그룹의 중점육성사업인 정보통신 사업의 해외진출을 적극 추진한다는 전략이 그것이다. 특히 정보통신사업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종합에너지·화학사업에 집중되어 있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위성통신사업 ▲국제부가통신사업등에 적극 참여, 세계초일류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경은 이를위해 미주, 동남아, 중국등을 세계화 전략기지로 선정하는 동시에 이 지역에서 「글로벌리제이션(세계화)」과 「로컬리제이션(현지화)」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전략 아래 지역별로 세부계획을 수립,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선경은 특히 지난 94년 미주지역 중심의 글로벌리제이션 전략을 전지구촌으로 확대하고 있다. 선경은 현재 전세계를 6개지역으로 분리해 지역별 해외사업을 통합, 전진기지화하는 지역본부제를 운영하고 있다. 미주, 유럽, 아시아, 일본, 중국, 중동아프리카등 6개지역에 본사 기능을 수행케하는 지역본부제를 운영하는 것이 바로 그것. 선경은 이와함께 기존 지사를 현지법인화하는 것은 물론 국제적인 경영능력을 갖춘 사람이면 인종과 지역에 구애받지 않고 최고경영자로 기용한다는 원칙 아래 현지사정에 정통한 외국인을 현지지사 및 법인의 경영층으로 채용하는 기업경영의 현지화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선경은 또 지역별 해외 전략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일본, 홍콩등 주요 거점별로 전략정보시스템을 전용회선을 통해 네트웍으로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 본사와 해외지사·법인간의 전략정보, 시장변동상황등 긴급히 공유해야할 정보들을 실시간(Real time)으로 동시에 공유함으로써 사업성과 극대화를 도모하고 있다. 선경의 세계화전략은 지역별로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우선 미주지역의 경우 미국에 경영기획실을 설치하고 이 지역의 세계화사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선경이 세계적인 기업이 되기 위한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86년 설립된 미주 경영기획실은 선경이 해외에 설치한 최초의 「싱크탱크(Think Tank)」로 현지인 중심의 운영을 통해 미국적인 사고방식에 선경 기업문화를 접목시킴으로써 글로벌리제이션 시대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특히 미주 경영기획실은 세계경제동향에 대한 조사·분석은 물론 신규 유망사업 발굴 및 타당성 검토, 기업인수 및 합병, 우수인력 육성 및 유치, 관계사 해외법인 및 국내 신설사의 경영자문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선경의 미주경영기획실의 성과는 놀라울 정도로 발휘되고 있다. 관계사인 SKC가 93년 서니베일 마이크로필름 생산공장을 인수하는데 있어 물밑역할을 담당했고 미국지역의 대표적인 투자사업으로 기록되는 조지아주 폴리에스터공장을 건설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총 15억달러가 투자되는 미국 조지아주 폴리에스터공장은 지난해 착공에 들어가 오는 98년부터 폴리에스터필름을 생산, 미국 내수시장 판매는 물론 세계 각지에 수출할 계획이다. 특히 이 공장은 단돈 1달러에 공장부지를 구입하는등 미국 정부로부터 각종 혜택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관계사인 유공의 유전개발과 해외사업에도 자문역할을 하고 있다. 95년부터 유공이 참여한 에콰도르 육상 11광구 유전개발에 이어 페루유전개발등을 잇달아 성사시킨데 이어 최근 제4세대 우울증치료제 개발로 장안을 떠들석하게 한 사례까지 그룹 세계화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종합에너지 그룹으로 성장케한 원동력인 유공은 현재 그룹의 주력계열사답게 해외유전개발에서부터 생명공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해외사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해외유전개발 경우만 보더라도 유공의 해외사업이 얼마만큼 활발한지를 잘 보여준다. 유공은 현재 예멘, 이집트, 리비아, 중국, 인도네시아, 호주등 무려 9개국 19개광구에서 유전개발을 추진하면서 우리나라의 해외 자원개발사업을 선도하고 있다. 중국과의 수교를 이끌어 내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선경은 중국에서만큼은 「최고」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중국지역에 「석유에서 섬유까지의 수직계열화」를 이룩하는 동시에 각종 정보통신사업을 대대적으로 전개한다는 전략이다. 선경은 이에따라 유공을 통해 심천에 15억달러를 투자, 대규모 정유공장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또 유공해운과 (주)선경이 공동으로 산동성과 대련에 LPG(액화석유가스)기지와 탱크터미널 건설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선경은 특히 이 프로젝트들이 성사되면 국내에서 이룬 수직계열화를 이곳에서 또다시 펼쳐 보인다는 야심이다. 선경의 중국관련사업은 이밖에도 다양하다. 한국이동통신이 중국 동부북지역에서 정보통신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SKC가 복건성 비디오테이프 임가공공장 가동에 이어 광동성에 비디오테이프 및 플로피디스크 생산공장을 추진하고 있다. (주)선경은 또 중국기술진출구총공사와 합작으로 상해 포동지구에 중국 최초의 종합무역상사를 설립한다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중·한제일무역유한공사」라고 명명된 이 종합상사는 올 상반기중 중국정부의 인가가 나는대로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선경은 이 종합상사설립을 계기로 중국은 물론 중국측이 보유하고 있는 해외지사망을 통해 영업활동 기반을 확대시키고 중국내 발주사업 및 프로젝트 사업에 적극 참여할 방침이다. 동남아시아지역에서 선경의 글로벌전략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선경은 특히 동남아지역을 잠재적인 고속성장시장으로 보고 이를 선점하기 위한 공격적인 전략을 실천해 나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선경인더스트리가 인도네시아에 건설한 SKKI. 총2억9천만달러를 투자해 92년부터 가동에 들어간 SKKI는 폴리에스터 원사 및 칩을 생산해 인도네시아 현지시장은 물론 인접한 동남아시아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선경은 이 공장에 장기적으로 수직계열화를 이룬다는 전략 아래 현재 유화부문의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인도에서 한국이동통신이 벌이고 있는 무선호출사업도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부터 사업에 들어가 현재 아메다드바드 등 10개지역에서 무선호출서비스를 벌이고 있는 한국이동통신은 오는 2000년까지 인도 전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무선호출사업은 물론 이동전화사업에도 참여, 인도 정보통신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태국에서 벌이고 있는 해외사업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선경건설은 지난 94년부터 올 3월까지 총 5억달러를 투자해 맙다풋에 석유화학단지를 건설하고 있으며 (주)선경은 태국 팍타이사의 지분을 인수해 석유제품 판매에 나서고 있다. 선경은 이번 태국 석유화학 플랜트건설사업을 계기로 해외플랜트사업을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시작은 늦었지만 그 성과는 어느 그룹보다도 빨리 나타날 것입니다. 이는 그룹이 추구하는 글로벌전략과 수펙스(SUPEX)전략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같은 선경맨들의 자심감에 그룹차원에서 추구하는 세계화전략이 어울어진다면 선경이 추구하는 「21세기 초우량기업」의 목표는 앞당겨 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진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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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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