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정책 혼선에 방산업체 멍 든다"

K-2 전차 핵심부품 수입 움직임…무기 국산화 갈림길<br>업계선 "결함 해소됐다" 반발<br>연구개발비 1,200억 날릴판



정부의 무기국산화 사업에 참여한 국내 방위산업체들의 연구개발비 수천억원이 허공으로 날아갈 위기에 처했다. 특히 국내 방산업계의 무기국산화 사업 연구개발 비용은 물론 관련 기술과 노하우까지 사장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가 국내 방산업계와 함께 수년간 국산화를 추진해온 무기개발 사업의 핵심부품에 대해 일부 결함을 이유로 수입대체 움직임을 보이거나 국산화에 성공한 무기 수출이 몇 년째 뚜렷한 진전을 보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21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으로 K-2(흑표)전차 국산화 사업과 지난 2003년 국내 자체 기술로 처음 개발된 한국형 초음속 비행기 T-50고등훈련기 수출이 무산 위기에 빠졌다. ◇정부, 수입에 '무게?'…업계 "결함 해소됐다"=우선 현대로템이 생산하는 K-2전차는 두산인프라코어가 1,500마력짜리 엔진을 담당하고 S&T중공업이 자동제어 방식의 전진 6단과 후진 3단 변속기를 개발하는 방식으로 국산화가 추진돼왔다. 당초 오는 2018년까지 3조922억원을 투입하기로 한 사업이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핵심부품인 파워팩(엔진ㆍ변속기) 시험평가에서 결함이 발견된 뒤 방위사업청 등 관계당국은 수입대체 검토에 돌입했다. 현재 분위기로는 수입 쪽으로 무게가 기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18일 방사청 전차사업팀 기술검토위원 입회 아래 기술적 난제였던 '급가속 후 주행시 냉각팬 속도제어' 성능과 관련, 시험기준을 충족하는 결과를 거뒀기 때문에 국산화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그럼에도 23일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주재하는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수입 결정을 내릴 경우 2005년부터 약 6년간 파워팩 개발에 투입된 1,175억원(정부 투자 725억원, 업체 2곳 450억원)이 허공으로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방사청 관계자는 "방추위 분과위에서 위원들 간 난상토론이 있었다"며 "정확하게 어떤 쪽으로 결론이 날지는 방추위를 봐야 알 수 있다"고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방사청에 따르면 분과위원 19명이 수입 또는 국산화 계속추진 가운데 하나를 방추위 안건으로 올렸고 이 안건에 대한 찬반이 23일 방추위에서 결정된다. ◇T-50 수출도 제동…국정원 침입도 악재=T-50고등훈련기의 인도네시아 수출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올라 있다. 최근 영국 일간 더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영국 정부와 방산업체 BAE시스템스는 지난 12년간 무기수출을 중단했던 인도네시아에 50억파운드(약 9조원)가 넘는 전투기 판매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BAE시스템스가 수출성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이와 별개로 인도네시아가 보유한 자사 '호크(Hawk) 훈련기' 업그레이드도 제안했다는 것. 이는 다분히 우리 T-50고등훈련기 수출을 가로막는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지난달 방한한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에 한국 정보당국 요원들이 침입했다는 의혹도 사업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방사청 관계자는 "현단계로서는 어떤 입장도 명확하게 밝히기 어렵다"며 "실제 성사단계에 있다 하더라도 안 될 수 있고 또 (일이 잘 진행되지 않다가도) 잘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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