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중국 부실대출 급증… 부채 디플레 현실화

3분기 부실채권 13조원↑… 2005년 이후 최대 증가폭

시중 자금시장 냉각기 돌입… 인민銀 내년 초 금리 내릴수도


중국에서 '부채 디플레이션(debt-deflation )'이 현실화되고 있다. 부채 디플레이션은 자산시장과 물가의 디플레이션이 채무자의 실질 상환부담을 키워 가계가 소비를 줄이고 자산을 팔아 빚을 갚으며 다시 디플레이션을 악화시키는 구조다.

17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CBRC)가 전일 발표한 3·4분기 은행 부실대출과 부실지급보증액을 합친 부실채권(NPL) 규모는 7,669억위안으로 전분기 대비 725억위안(약 13조원) 증가했다. 이는 지나 2005년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부실채권 비율도 1.16%로 전 분기의 1.08%보다 0.08%포인트 높아졌다. 토미 시에 싱가포르 OCBC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는 만큼 중국 은행들의 부실여신도 앞으로 몇 분기 동안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중국 경제는 톈안먼 사태 직후인 1990년의 3.8% 이래 가장 낮은 7.3~7.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내에서는 내년 경제성장률 목표가 7.0%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실대출이 증가하는 가운데 은행들은 자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대출자산 심사를 대폭 강화하며 시중자금 시장은 냉각기에 들어갔다. 10월 위안화 신규 대출은 전월보다 3,089억위안이나 줄어든 5,483억위안을 기록했다. 또 위안화 대출은 물론 외화대출과 채권발행, 각종 그림자금융 등 시중에 공급하는 유동성을 종합한 사회융자 총액은 전월 1조500억위안에서 6,627억위안으로 급감했다. 왕타오 UBS 이코노미스트는 "부동산 시장 냉각으로 은행들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대출수요도 약하다"며 "경기둔화로 내년 초 인민은행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관련기사



중국의 부실대출은 기업·가계 모두 심각한 수준이다. 중국의 총부채(정부·기업·가계부채)는 2008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147%에서 올해 6월 말 기준 251%로 확대됐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기업부채는 정부의 암묵적 보증과 자금지원으로 돌려막기가 이뤄지며 부실이 악순환되고 있다. 여기에 경기둔화로 소액대출 전문기관은 정부의 규제완화에도 리스트 관리를 위해 중소기업 대출을 축소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 하락은 가계부채의 부실을 부추긴다. 중국 최대 온라인 부동산정보 업체 소펀홀딩스에 따르면 10월 중국 100대 도시 신규 주택 평균 가격은 1㎡당 1만629위안으로 전월 대비 0.4% 떨어져 6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결국 이러한 기업과 가계의 부실대출이 부채 디플레이션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중국 경제 전문가인 앤디 시에 박사는 "중국 생산자물가지수(PPI)가 2012년 4월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했고 가장 최근의 소비자물가지수(CPI)도 1.5%에 근접한 상황"이라며 "생산시설과 부동산 건설 과잉이 물가가 하락하고 경기가 침체되는 디플레이션의 원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